정부와 금융노조가 금융대란을 막기 위한 첫 대화를 시도한다.

이용근 금감위원장과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은 7일 오전 노사정위원회 주선으로 머리를 맞대고 사태해결을 위한 담판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파업 불법성을 경고하고 노조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치금융청산"이나 "금융지주회사법유보" 등 금융노조의 주장과 정부의 방침 사이에는 아직도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 아직은 평행선 =정부는 금융노조의 요구사항이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동부는 이날 금융노조 산하 각 노조 지도부에 보낸 "파업경고 예시문"에서 근로조건이 아닌 정부정책이나 법개정에 속하는 사안으로 파업에 돌입하면 정당성이 없다고 못박았다.

불법파업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 금감위원장은 노조 파업여부에 관계없이 금융개혁은 국가 생존의 문제이므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성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가 관치금융이나 말바꾸기를 주장하지만 정부는 법규와 구조조정의 기본원칙에 충실히 따랐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금융노조는 파업 찬성률이 90.3%를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요구사항을 압축해 정부를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 쟁점 구체화가 협상의 관건 =강경일변도로 치닫던 정부와 노조의 목소리가 6일부턴 상당히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

금융노조는 당초 금융지주회사법에 집중했던 표적을 현실적인 문제로 옮겨가는 듯한 분위기다.

요구내용은 관치금융 청산이란 전제아래 <>강제통폐합, 일방적 인력감축을 배제하고 필요시 노사합의로 결정 <>금융지주회사법 재검토 <>은행 경영의 자율성 보장(부실예방) 등으로 요약된다.

독일식 은행자본주의 도입이나 협동조합 신용부문 분리철폐 등은 아예 거론치 않는다.

최규덕 금융노조 정책실장은 "실물(기업)이나 종금 투신 등의 부실이 은행으로 전가돼 종사자들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은행의 일방적인 고통전담을 막기 위해 배드뱅크 같은 부실 정화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위는 구조조정 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면 적극 수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은행구조조정이나 예금보호 축소 등을 마냥 미루자는 주장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금감위는 노조가 애초부터 정책비판에 집중해 "노정대결"로 몰아가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쟁점을 근로조건으로 압축해 "노사협상"으로 풀어가도록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 대화 전망 =금융노조 파업이 불거진뒤 처음으로 양측 대표가 협상테이블에 앉는다는 점에서 일단 주목된다.

대통령이 나설 것을 요구했던 금융노조가 이용근 금감위원장을 협상파트너로 인정한 것 자체도 진전이라면 진전이다.

지난 4일만해도 "노조 요구가 공허하다"고 일축했던 금감위는 이제 "내면의 요구"가 나온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첫 대화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최후의 카드"를 숨긴채 명분을 쌓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커 주말께가 돼야 접점을 찾을수 있을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