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로 예정된 은행 총파업을 앞두고 각 은행에는 돈을 미리 찾으려는 고객이 조금씩 늘고 있는 가운데 파업참여 은행에서 예금을 빼내 불참은행으로 옮기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5일 은행 창구에는 파업 여부와 대처 요령을 묻는 고객 전화가 잇따랐으며 실제 미리 돈을 찾아두려는 고객들로 평소보다 북적거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파업에 불참키로 한 신한, 하나은행 등에는 다른 은행과 거래중인 개인사업자 등이 "정말 파업을 안하느냐"고 확인하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경우 이날 수신고는 오히려 줄어들어 예금자들이 아직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복수의 은행과 거래관계를 트고 있는데다 은행거래가 여신이나 외환 등 다양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예금이동이 일어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각 은행에서는 노사간에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국민은행 세종로 지점에서는 국민은행 노조집행부가 항의방문을 하는 과정에서 지점장과 노조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노조집행부는 지난 1일의 보라매공원 집회에 세종로 지점 직원들을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는 이유로 지점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세종로 지점장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신한은행에서는 노조가 행원들에게 통일한 자율복을 입지 못하게 했다는 이유로 한때 노조원들이 임원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결국 자율복 착용여부를 지점별로 결정하기로 합의하고 사태를 수습했다.

<>.지난 주말 노사 양측의 물리적 충돌을 빚었던 주택은행은 이날도 김철홍 노조위원장의 "유혈사태"로 곤욕을 치렀다.

사건은 은행측이 금융노조원들의 은행 진입에 대비, 사설경호업체 직원 20여명(노조주장 40명)을 동원하면서부터.

김 위원장과 경호직원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손에 상처를 입자 곧 각 지점에는 ''김 위원장이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에게 폭행당했다''는 식으로 와전됐다.

이때부터 사실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자 은행측은 행내 전산망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

<>.이번 사태에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측은 지방은행들이다.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농협이 파업에 참가하지 않아 파업기간중 고객을 빼앗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행 노조의 한 간부는 "지방은행들은 체력이 약해져 있는 반면 경쟁사인 농협은 통합으로 몸집을 키워 파업기간 상당수 고객들이 예금을 옮길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민하.이상열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