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금리가 연일 추락, 연중 최저치 경신행진을 거듭하면서 금융권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과 투신사 등 대부분 금융회사들은 활짝 웃고 있다.

은행은 상반기 결산 기준이 되는 지난달 30일을 앞두고 열흘새 지표금리가 0.4%포인트나 급락, 보유채권에 대한 평가익이 크게 늘어나 즐거워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상승해 결산때 이익이 불어나게 된다.

은행들이 상반기 결산실적을 높이기 위해 지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및 우량 회사채 매입에 나서 금리 하락을 부추겼다는 것은 채권시장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 1일부터 채권시가평가제가 전면 적용됨에 따라 모든 펀드에 대해 그날그날의 성적표를 공개해야 하는 투신사들도 금리 하락으로 펀드 기준가격이 급상승해 즐거운 모습이다.

보험사와 연기금 등도 투자해 놓은 채권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자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반면 3일부터 본격 가동된 채권전용 펀드는 울상이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당장 채권을 사들여야 하는 채권펀드로서는 최근 가파른 금리하락(채권값 급등)으로 운용상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리가 반등할 경우 대규모 부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채권펀드는 운용자산의 70%를 신용등급 BBB- 이상 투자적격 회사채와 ABS(자산담보부증권)에, 나머지 30%를 국공채와 통화안정증권 등에 투자하게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급락하는 것은 채권시장이 워낙 엷은데다 채권펀드 출범에 따른 선취매수세 등이 국고채및 우량채권에 한꺼번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몇몇 은행들이 금리하락을 주도한데다 지표금리도 시장의 잣대기능을 제대로 못해 시장상황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향후 금리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