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는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그룹 사옥으로 사용해 왔던 서울 중구 회현동 아시아나빌딩을 5백억원을 받고 싱가포르 투자청(The Government of Singapore Investment Corporation)에 매각했다고 2일 밝혔다.

신형인 금호산업 사장은 지난 1일 이국선 싱가포르 투자청 부사장과 서울 중구 회현동 아시아나 빌딩 7층 회의실에서 그룹 사옥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금호는 이로써 외환위기이후 추진해온 주요 구조조정 계획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이번에 매각한 아시아나 빌딩은 금호그룹이 지난 85년 무역협회로부터 2백49억원에 매입한 26층 건물로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 금호개발 등 그룹 주요계열사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은 올해말 완공 예정으로 서울 중구 도렴동 구세군빌딩 옆에 짓고 있는 20층규모의 광화문 신사옥으로 이전하게된다.

아시아나 빌딩을 매입한 싱가포르 투자청은 전세계 30여개국에서 1천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면서 금융상품과 부동산,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고 있는 싱가포르 정부 투자기관이다.

이 기관은 아시아나 빌딩외에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인근의 서울 파이낸스센터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빌딩은 연말쯤 인도받아 보수작업을 거친 후 임대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인 금호산업은 빌딩 매각으로 2백51억원의 고정자산처분이익을 얻게 됐다.

이 회사는 매각자금으로 부채를 상환,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부채상환이 이뤄지면 지난해말 현재 1백98%이던 부채비율이 1백70%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호그룹 전체로는 97년말 4백%이던 부채비율이 작년말 2백20%로 하락한데 이어 2백%선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는 이에 앞서 지난 1월 중국 타이어공장을 일본의 브리지스톤사에 1억2천만달러을 받고 매각하고 지난 6월 신일본제철화학에 피앤비사업부 지분 매각으로 5천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올들어 3건의 고정자산 및 출자지분 정리를 통해 모두 2억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호는 외환위기 이후 합병 매각 등으로 98년말 29개였던 계열사를 18개로 줄이는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금호는 앞으로 일부 중소 계열사를 정리하고 부동산을 추가로 매각해 올해안에 구조조정을 완전히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