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대우차 인수전 탈락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포드자동차의 국내 진출이 확정되면서 현대는 대우차 인수를 전제로 짜놓았던 월드카 생산및 수출플랜을 전면 수정해야할 입장이다.

2~3년후 포드의 국내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경우 내수시장 방어에 나서야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포드와 맞대결하는 현대=포드는 상당기간 대우차 경영정상화에 매달려야할 판이다.

전략 설비를 들여오기까지는 1~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드가 대우차정상화를 앞당겨 실현하고 미제 포드차의 국내 반입을 서두를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수입관세 8%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대우의 기존 영업라인과 AS망을 이용하면 고정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또 국내에 약간의 조립라인까지 구축할 경우 판매가격을 더욱 인하할 수 있다.

예컨대 포드가 주력 RV를 들여오면서 쌍용의 RV 라인을 부분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고있다.

포드가 국내에 선보일 차량은 중형승용차 부문에선 배기량 2천5백cc급의 "칸토"와 3천cc급의 "토러스"등이,RV에선 "이코노 라인밴" "윈드스타" "익스플로러"등이 예상된다.

특히 작년 미국에서 37만대가 팔려나간 토러스가 선봉을 맡으면서 윈드스타와 익스플로러가 뒤를 받칠 공산이 크다.

여기에다 픽업분야 세계 1위인 포드가 베스트셀러카인 "레인저"와 "F시리즈"를 들여올 경우 국내 경상용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응 전략=현대는 우선 내년중 다임러크라이슬러로부터 첨단 디젤엔진을 들여와 승용차및 RV에 장착할 계획이다.

연비가 좋고 가솔린엔진에 비해 환경친화적인 디젤엔진은 향후 LPG가격 상승과 맞물려 국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또 미쓰비시로부터 무단변속기(CVT)및 직접분사식 엔진(GDI)설계기술을 도입,중대형 승용차의 품질을 대폭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미쓰비시의 GDI기술은 당대 최고수준으로 알려져있다.

현대는 과거 미쓰비시와 구형 그랜저를 공동 개발한 경험이 있는 만큼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당시 엔진과 미션은 미쓰비시가,플랫폼 섀시는 현대가 공급함으로써 상호 투자비를 줄일 수 있었다.

현대는 여기에다 2002년부터 양산될 월드카를 통해 국내외에 연간 50만대를 판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기아와 공동으로 중국 염성시 열달자동차에 월드카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기아는 지난 5월 출시된 스펙트라를 끝으로 승용형 신플랫폼 개발을 중지하고 RV전문업체로 변신할 계획이다.

카니발등 주력 차종의 해외판매 확대를 늘리는 한편 내년중 1~2개의 RV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동시에 현대와의 플랫폼 통합을 지속적으로 추진,생산원가 절감을 노리고있다.

<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