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들이 정부에 제출한 경유 및 LPG(액화석유가스) 가격인상방안 발표로 자동차업계와 운수업계의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30일 연구기관들의 안대로 시행될 경우 RV(레저용 차량) 차종은 73.6%, 상용차는 20.3% 가량 판매가 줄어들 것이라며 국내 자동차 산업의 엄청난 타격을 우려했다.

수송용 유류가격 인상은 제조업체 등의 물류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택시와 버스 등 대중운송업자들은 정부에 면세 또는 보조금 지급 등의 방안을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자동차업계 =유류가격인상방안이 발표되자 각 영업소에는 기존 LPG차량 구입자들로부터 해약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해약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했다.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LPG 차량이 판매되는 이유는 가솔린의 33%밖에 되지 않는 가격 메리트 때문"이라며 "LPG차의 연비효율이 낮기 때문에 LPG차는 한 대도 팔리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 조사에 의하면 LPG 가격이 가솔린의 50%를 넘으면 LPG 차량이 경쟁력을 상실한다"고 설명했다.

LPG차의 연비가 가솔린의 50~60%선이고 힘이 떨어지는데다 연료가격마저 오를 경우 LPG차를 찾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 차종은 역시 엄청난 수요증가를 기록하고 있는 미니밴을 필두로 한 RV 차종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현대 대우 기아 등 자동차 3사가 판매중인 RV 11개 차종의 내수점유율은 40.9%(17만5백4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8%(6만4천3백53대)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안수웅 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성장하고 있는 미니밴 수요가 크게 위축되는 것은 물론 자동차 업계의 개발비용 회수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차량 개발계획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RV 수요를 40-45만대로 예상하고 자동차 생산라인을 확충했다.

LPG차와 가솔린차 연구에 중복투자한데 따른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고연비 디젤차량 출시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운송업계 =운송업계는 경유 및 LPG 가격 인상으로 당장 수지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LPG 가격인상으로 영세한 택시 사업자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추가인상 부담분에 대해 전액 면세 조치 등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도 "경유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공공요금인 버스요금은 올리기 힘든게 현실"이라며 보완책마련을 주장했다.

<> 정유업계 =SK(주)는 경유와 LPG 등의 가격인상으로 5조원가량 세수증가가 예상된다며 석유류에 대한 세금부담이 과도한 상황에서 추가세금부담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PG 가격을 휘발유 가격에 접근시키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조일훈.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