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자동차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삼성차매각 경험 등에 비추어 이변이 없는 한 대우차는 포드로 넘어간다고 봐야 한다.

물론 최종 계약체결까지는 풀어야할 쟁점들과 거쳐야할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오호근 대우구조조정협의회 의장도 29일 기자간담회에서 "협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해 후속협상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대우차 매각은 단순한 부실기업 처리와는 다르다.

협력업체, 채권금융기관의 이해와 직결됨은 물론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국민경제의 활력회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포드는 대우차를 인수하기에 앞서 보다 선명한 경영비전을 제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 협상과제 =포드는 이번에 인수제안서를 내면서 대우차를 소형차뿐만 아니라 중대형 승용차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소형차 생산에 전념하겠다던 GM의 방안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전향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포드는 다임러-현대차 컨소시엄이 제시했던 월드카플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향후 10년동안 세계 자동차업계의 흥망성쇠는 월드카 판매가 좌우한다는게 정설이다.

환경규제의 지속적인 강화로 배출가스가 적은 소형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단은 포드에 대해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하고 경쟁력도 갖춘 월드카 플랫폼의 이전 내지는 구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쟁점은 고용보장및 협력업체 유지를 위한 각서제출 여부다.

대우차는 어차피 상당부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드는 나름대로의 계획아래 이익이 나지 않는 차종을 정리하려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 설비감축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대우차의 해외매각을 반대해온 대우차 노조나 일부 협력업체의 강경 입장을 감안하면 일정기간 이상의 보장각서를 제출해야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보장기간과 수준을 놓고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대우구조조정협의회측은 기술이전 문제도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어느 시기에 들여와 토착화시키느냐의 문제가 최대 쟁점이다.

포드의 해외 R&D센터 일부를 이전하는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과 종업원에 일정 지분을 할애하는 문제는 이미 포드가 여러차례 공언한 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채권단의 지분처리 방식과 종업원의 경영참여 범위를 놓고 논란을 빚을 공산이 크다.

<> 향후 협상절차 =포드는 7월부터 6주간 일정으로 대우차 국내외 공장을 대상으로 정밀실사를 벌인다.

정밀 실사에선 1차 입찰때 공개되지 않은 <>공장별 원가내역 <>부품조달선 <>해외법인 우발채무 등의 자료가 자세하게 제공된다.

이 과정에서 포드와 입찰사무국은 실사를 통해 취득한 대우차 회사기밀을 누설하지 않는다는 비밀보장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흥정도 동시에 진행된다.

8월말께 실사가 끝나면 포드는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한다.

이를 채권단이 받아들이면 포드의 대우차 인수가 결정된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되면 입찰사무국은 1차 입찰에서 탈락한 GM-피아트, 다임러-현대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다시 입찰을 실시하게 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