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백여개 자동차부품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자동차부품산업생존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상일 이영섭)는 27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우자동차를 해외기업이 단독으로 인수할 경우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며 대우차의 해외일괄매각을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품업체 대표들은 "외환위기 이후 기아 쌍용 삼성 대우 등 완성차 업체의 붕괴로 이미 수많은 부품업체들이 부도를 냈거나 외국기업에 인수됐다"며 "대우차 매각은 르노의 삼성차 인수보다 파장이 훨씬 클 것이므로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일 공동 대책위원장(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한국차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국부유출을 막기위해선 다임러크라이슬러-현대차 컨소시엄이 대우차를 인수하는 것"이라며 다임러-현대의 인수지지입장을 분명히했다.

이 공동대책위원장은 이어 "해외업체가 삼성에 이어 대우차까지 가져갈 경우 아직 자본과 기술력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국내 부품 납품업체들은 단순 하청자로 전락하거나(해외업체의 요구조건에 미달하는 경우)공장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중소부품업체 대표들은 "자동차업체를 외국기업에 매각한 영국의 자동차산업은 공멸하고 말았지만 국유화를 하더라도 차산업을 보호한 프랑스는 자동차 대국으로 성장했다"며 외국기업의 대우차 단독인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에선 해외 매각만이 상책이라고 몰아가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해외 메이커가 대우차를 단독으로 인수할 경우 좁은 내수시장의 경쟁이 심화돼 수익성이 악화되고 가동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욱진.김동욱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