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이제 집에 세워 두는게 낫겠다.

휘발유값이 사상최고치를 향해 치달아 운행비가 가계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어서다.

이달말 석유제품 가격조정을 앞둔 정유사들은 벌써부터 계산기를 열심히 두들기고 있다.

휘발유값 인상은 국제 유가가 고공비행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

국내 원유 수입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두바이 및 오만산을 기준으로 한 국제 유가는 지난달 평균 배럴당 25.6달러에서 이달들어 평균 27.6달러로 2달러나 올랐다.

국내 휘발유 값 인상요인은 리터당 27~28원 이다.

게다가 지난달 기름값을 올리면서 리터당 10~20원씩 미뤄뒀던 인상분까지 합치면 이번 인상 요인은 모두 리터당 40~50원에 이른다.

현재 휘발유값은 리터당 1천2백79원.

사상 처음으로 휘발유값이 리터당 1천3백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이 올라간다해도 내릴 기미가 보인다면 마음이 놓일텐데 그게 그럴 것 같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추가 증산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제 유가는 연말까지 계속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차 오일 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때마침 에너지 가격제계의 전면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주 정부에 개편안을 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이번주 정부 시안을 마련한다.

에경원 보고서의 주요 골자는 휘발유:경우:액화석유가스(LPG) 가격 비율을 100:75:65의 비율로 조정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경유 가격은 지금보다 2배,LPG는 2.5배 가량 오르게 된다.

서민들에게는 보통 걱정거리가 아니다.

이번주에는 채권싯가평가제가 실시되고 은행권과 신탁권의 잠재부실이 공개되는등 자금시장이 또 한차례 고비를 맞게 된다.

특히 채권싯가평가제가 금리나 시중자금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최대 관심이다.

정부가 내놓은 자금시장 안정책도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간다.

우선 10조원 규모의 채권형 투자펀드가 내달 1일부터 운용에 들어간다.

12개 시중 은행장들은 채권형 펀드 조성에 적극 참여하고 26일부터 회사채도 적극 매입키로 합의했다.

금융시장 안정대책으로 허용된 만기 3개월짜리 단기신탁상품 역시 26일부터 판매된다.

자금시장 안정책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금리는 높은 수준이지만 B급 회사채의 차환발행이 이뤄지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이 다소 가라앉았다.

지난주 2백억원 규모의 BBB-급 두산 회사채가 연11.72%에 소화됐고 중외제약 등 B급 회사채 차환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오는 27일에는 쌍용양회가 회사채 발행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소화 여부가 시장의 관심이다.

이번주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모두 글로벌 제휴망에 편입되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26일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인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포괄적 제휴를 맺기로 돼 있다.

같은 날 오후에는 GM과 포드,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 컨소시엄이 대우자동차 인수제안서를 제출한다.

인수가격을 얼마나 써낼지 궁금하다.

이를 토대로 30일에는 대우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우선협상대상으로는 2개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26일 인간게놈(genome)지도가 공개된다.

당초 지난 15일께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다소 미뤄졌다.

생명공학 분야에 일대 혁명을 예고하는 이번 발표의 주체는 미국의 공공연구기관인 휴먼게놈프로젝트와 생명공학 기업인 셀레라게노믹스다.

이 두 단체는 약 8만개의 유전자에 포함되어 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기본적인 해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호 기자 jh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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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포인트 ]

<>26일 - 현대자동차-다임러크라이슬러 포괄적 제휴 체결
- 대우자동차 인수제안서 마감
- 미국, 인간 게놈지도 발표

<>27일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결정회의(~28일)

<>30일 - 대우차 인수 우선협상대상 선정

<>7월1일 - 채권싯가평가제 실시

<>주중 - 정부, 에너지가격체계 개편안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