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오르면 철렁 내려앉는 것은 한국인의 가슴이다.

국제수지악화와 물가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뾰족한 대책은 없다.

오로지 덜 쓰는 것 뿐. 장기원(59) 혜성L&M 사장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가 하는 것.4년동안 17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첨단 전자식 안정기를 내놓은 것도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소프트 점등방식이어서 형광등 수명을 다섯배나 늘려주고 폐형광등 발생을 줄여 환경오염도 막아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반 안정기에 비해 전기소모가 30%나 줄어든다는 것. 하지만 이를 납품하는 것은 개발과정보다 더욱 고통스러웠다.

특허와 신기술(NT)마크 우수품질(EM)마크를 획득했다며 관청과 건설업체를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기존 안정기보다 비싼데다 새로운 제품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뿐이었다.

50군데가 넘는 곳을 방문해서야 겨우 한건 납품 계약을 맺었다.

이제는 절전형 전자식 안정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늘고 인식도 좋아져 전체 전등기구중 절전형 전자식 안정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15%를 넘어선 것으로 장사장은 추산하고 있다.

그는 보수적인 전등기구 분야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슬림형 등기구가 한 예.두께가 기존 제품의 3분의 1인 4.2cm에 불과한 이 등기구는 건축공사때 천장시설을 지탱해주는 지지대를 잘라내지 않고 시공할 수 있는게 가장 큰 특징.시공이 간편해 인건비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산업용 및 가정용 형광등기구와 장식등기구도 개발했다.

절전효과가 있는 인체감지센서가 달린 형광등도 만들어냈다.

자주 점멸되면 전력소모가 늘고 수명이 단축되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 다양한 제품을 내놓은 것은 전직원이 개발요원이기 때문.연구개발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직원이 연구원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낸다.

좋은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게는 순금 행운의 열쇠와 특진 등 푸짐한 포상이 뒤따른다.

특허나 실용신안 등 지식재산권이 30여건에 이르는 것도 이런 노력 덕분. 장사장은 숙부가 창업한 콘덴서업체인 극광전기에서 20년동안 일하다가 사장 자리를 사촌동생에게 물려주고 1988년 독립했다.

콘덴서를 등기구 공장에 납품하다보니 형광등에 문제가 많음을 알게 됐다.

금방 검게 그을리고 수명도 짧았다.

신형 안정기를 개발하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부천에서 창업했다.

회로를 설계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보기를 수십차례.1992년에야 개발할 수 있었다.

상품명은 오로라 전자식 안정기. 올들어서는 사업을 다각화해 CD제조분야로 사업을 넓혔다.

올해 매출목표는 80억원.역사에 비해 급성장한 업체는 아니지만 새로운 기술로 승부를 거는 기술집약형 기업으로 알차게 키우겠다는게 장사장의 포부다.

(032)676-8067

<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