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을 뒤덮고 있던 불안감이 정부의 잇단 대책 발표로 다소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한 채권딜러는 "정부가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자금난 확산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채권 매수심리가 서서히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지난주 채권시장에선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렇다고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기업 신용도에 따른 극심한 차별화 현상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중견 대기업을 중심으로 돈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한 채권딜러는 "지표금리가 곤두박질 치는 것은 부도위험이 없는 국고채 및 통안채나 초우량 기업 회사채로만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 금리는 신용등급 A+인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 작성된다.

중견기업에게 연중 최저치 금리는 "그림의 떡"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투신사와 은행 신탁계정에선 자금이탈 행렬이 이어지며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에선 이달들어서도 19일까지 3조7천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은행신탁에서도 같은 기간중 2조5천억원이 이탈했다.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과 은행 신탁계정에서 이탈한 자금은 예금보호가 되는 은행권 저축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달들어 은행의 실세총예금은 9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번주 자금시장은 은행권의 반기결산과 채권싯가평가제가 겹쳐 최대 고비를 맞는다.

동시에 자금난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처방도 본격 가동된다.

금융시장 안정대책으로 허용된 만기 3개월짜리 단기신탁상품이 26일부터 판매된다.

이 상품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신탁재산의 50%이상을 투자하며 20%이내에서 국고채를 편입시킬 수 있다.

나머지 재산은 콜 등 유동성자산을 운용된다.

또 10조원 규모의 채권형 투자펀드가 내달 1일부터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사들이며 지원사격에 나선다.

이 펀드는 회사채를 70% 이상 편입하게 된다.

정부의 진화작업이 약효를 발휘해 자금시장이 안정을 되찾을지,아니면 자금난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지가 이번 주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