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와 알루미늄 곡물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배럴당 30달러대의 고유가가 재연되고 비철금속과 곡물가격은 이달들어 5-10%씩 올랐다.

이에따라 세계경제에 인플레 망령이 되살아나면서, 최근 주춤해졌던 각국의 금리인상 러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2일 고유가로 미 경제가 악영향을 받고 있으며 세계경제도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자금시장 경색으로 허덕이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이같은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나 한층 더 고전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8월물은 배럴당 32.19달러로 전날보다 82센트 급등했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8월물)도 1주일만에 다시 30달러선을 뛰어넘어 배럴당 30.15달러에 마감됐다.

중동산유국의 기준유가인 두바이유도 가격밴드제 상한선(배럴당 28달러)에 바짝 육박했다.

그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비철금속및 곡물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알루미늄(현물) 가격은 t당 1천5백51달러를 기록, 지난 열흘새 7%가량 올랐다.

밀(7월물)은 부셀당 2.775달러로 1주일 사이에 5.6%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원유 천연가스 곡물 커피 등 13개 품목으로 구성된 골드만삭스상품지수(GSCI)는 이날 236.21을 기록, 90년 11월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여파로 인플레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클린턴 대통령은 고유가를 방치할 경우 그 여파가 미 경제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리적인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25달러선이라면서 OPEC에 추가증산을 촉구했다.

미 의회도 OPEC을 독점혐의로 미연방법원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유가안정을 위한 전방위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