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는 내달초 해외금융기관들로부터 10억달러를 빌리기로 한데 이어 하반기중 대한생명 등 보유주식을 담보로 2조7천억원을 더 차입키로 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정부 돈을 필요로 하는 곳은 늘어나는데 공적자금은 다 써버렸고 투입한 돈을 회수하는데 시간이 걸리니 빚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올해 필요한 공적자금 규모는 최소 20조원"이라며 "예보가 부실채권 주식 등을 매각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규모가 턱없이 모자라는데다 자금투입시기와 조달시기가 맞지 않아 차입방안을 다각적으로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대한생명 담배인삼공사 등 주식을 담보로 국내 금융기관들로부터 2조7천여억원을 차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보가 갖고 있는 대한생명 주식은 액면가 기준으로 2조5백억원어치다.

예보 관계자는 "자금시장에서 예보는 정부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보증이나 담보가 없어도 자금을 차입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도 담보차입을 하려는 것은 예보가 향후 회수할 수 있는 자금 범위 내에서 차입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예보에 빌려주는 돈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시 위험가중치가 10%밖에 되지 않고 예보의 공신력을 볼 때 떼일 염려도 없으므로 꺼릴 이유가 없다"면서 "금리만 어느 정도 맞춰준다면 차입에는 아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보는 담보차입과는 별도로 자산관리공사로부터 2조원을 빌리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