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를 차지하기 위한 GM과 포드의 경쟁은 아시아 시장 선점은 물론 미국 시장을 확대 개척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지에 실린 기사 내용이다.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는 메이커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을 방어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차는 미국시장 진입 첫 해인 98년 2천2백42대를 팔았고 지난해에는 3만7백87대,그리고 올해 5월까지 2만7천1백85대를 팔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차의 위상 =물론 대우차는 부실회사다.

채권단의 지원이 없으면 정상 가동이 어렵다.

그러나 부실 정도에 상관없이 대우차가 갖는 전략적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대우는 현재 탄탄한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에 12개 생산법인과 35개 판매법인을 갖고 있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한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 액수에 이른다.

또 수출비중이 높아 탄탄한 글로벌 판매네트웍을 구축해놓고 있다.

구미 메이커들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대우차를 장차 월드카 생산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때문이다.

축적된 생산기술,근로자의 근면성,월드와이드 네트웍이야말로 월드카 생산의 기초 조건이다.

따라서 향후 인수업체는 대우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독자적 차종 개발의 권한을 부여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구매-생산-판매-수출-A/S 등 자기완결구조를 갖는 독립법인의 형태를 보장받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우차 매각을 계기로 한차원 높은 도약을 시도하려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여망은 달성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입찰 참가업체의 운영방안 =GM은 이미 대우를 소형차 생산기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국내에 디자인센터를 구축하고 월드카 생산기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드는 이보다 좀더 진전된 안을 내놓았다.

부커 부회장은 지난 5월 방한해 대우의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물론 풀라인업을 유지하는 종합메이커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포드의 첨단기술을 이전해 대우의 발전을 돕겠다고 계획도 내놓았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대우차 직원들의 지분참여를 보장하겠다는 방안도 덧붙였다.

다임러크라이슬러-현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대우를 월드카 생산기지화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우차를 매각하면서 독자 브랜드 유지는 물론 월드카 개발과 해외 수출을 확대할수 있는 방안을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차에 기술을 제공해오고 있는 GM계열의 독일 오펠과 같은 위상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얘기다.

나아가 인수업체의 초기 방안이 끝까지 지켜질 수있도록 국내 채권단이나 관련업체가 비토권을 행사할수 있는 정도의 지분참여는 필수적이다.

<>고용과 부품업체 유지 =대우차 매각에 따른 가장 절박한 요구는 역시 고용 및 부품업체의 유지 발전이다.

이는 대우차의 존립기반이기도 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보장돼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 발전전략이 실천가능하고 전향적이어야 한다.

인수업체가 대우차를 지역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연구개발 센터를 강화할 경우 자연스럽게 고용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3~5년간의 고용유지 또한 월드카 생산이나 새로운 디비전의 투입과 같은 합리적 발전전략을 전제로 할 때만 가능하다.

아울러 부품업체의 경우 당분간 국내 소싱한다는 조건을 받아내야 부품업체의 연쇄 붕괴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할수 있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