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궉창 < 코리아벤처펀드 사장 >

"한국 벤처기업은 사장 한사람에게 권한과 임무가 너무 집중돼 있습니다.

팀의 중요성을 하루빨리 인식해야 합니다"

코궉창(50)코리아벤처펀드 사장의 따끔한 충고다.

싱가포르 출신 코 사장은 지난 86년 당시 초창기 기업이던 시스코(Cisco)에 투자해 60배의 이익을 실현한 경력의 투자전문가.

지난해 중소기업청과 해외 4개 투자사가 참여해 만든 코리아벤처펀드의 초대 사장으로 펀드를 이끌고 있다.

총 1천억원 규모의 이 펀드엔 미국의 SSgA 싱가포르의 버텍스(Vertex) 이스라엘의 요즈마(Yozma) 홍콩의 ADCM 등 일류 투자회사들이 참여했다.

이들 4개 회사의 컨소시엄이 50% 지분으로 참여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출자했다.

코 사장은 공공 벤처펀드라는 특성에 맞춰 다양한 단계에 있는 기업들에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투자 실적만 살펴봐도 이런 성격은 잘 드러난다.

스타트업 기업인 시디캐쉬(대표 배태후)부터 중간단계인 실리온(대표 최병연),확장단계에 있는 한일전자(대표 이시영)까지 골고루 투자한 것.

투자기준으론 기술력을 중시한다.

코 사장이 분석한 한국기업들은 반도체 텔레커뮤니케이션 제조업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

따라서 인터넷 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제조업 기반이 있는 회사를 선호한다고 코 사장은 설명했다.

한국의 벤처캐피털들이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고 빠져나가는 것과 달리 3~5년에 걸친 중장기 투자를 주로 하고 있다.

기업의 기초를 중시해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는 것.

"단기간의 이익을 바라보고 달려들지(rush)는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코리아벤처펀드는 내수 시장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을 해외 파트너와 연결시켜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기업의 나스닥 상장은 필수조건이 아니라 어떤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 상장 필요성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내수를 위주로 한 기업이 나스닥에 상장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벤처기업들이 용감(daring)하고 큰 사업계획은 가지고 있지만 세부적인 면이나 재정적인 측면에서의 시각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팀워크가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고 코 사장은 반복해서 언급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벤처기업들은 사회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하는데 비해 한국 사업가들은 경험이 부족한 것도 단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렇지만 이런 점들에도 불구하고 한국 벤처기업들은 역동적이고 좋은 교육을 받은데다 성공하려는 의지가 강해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한국음식으론 삼계탕을 좋아한다는 그는 싱가포르 출신으로 호주 공과대학과 국립 싱가포르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GSIC UBS 등에서 근무했다.

(02)785-5830

<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