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 외곽 도로변에 얼마전까지 독일 바이엘이 약품 생산기지로 사용하던 깔끔한 공장이 있다.

이 공장의 새 주인은 업계에 등장한 지 3년밖에 안 된 씨트리(대표 김완주).신생기업이지만 기초연구 하나만큼은 탄탄하다.

"철학"과 "튼튼한 기초"없인 진정한 기업을 일굴 수 없다는 사장의 신념이 배어있기 때문. 김완주(59)사장은 정밀화학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성균관대 약학과(63학번)를 나온 그는 독일로 건너가 약학.화학을 기초부터 다시 공부했다.

마인츠대 화학과에서 학사를,함부르크대에서 약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후 성균관대 약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지난 80년대말 고효능의 퀴놀론계 항생제를 개발해 주목받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화학연구소 등에서 8년간 일하면서 산업분석에 눈을 떴다.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등에서 4년간 경영자로서 수업도 받았다.

"산.학.연을 모두 거치면서 기술과 경영능력 모두를 갖춘 준비된 CEO"라고 김 사장은 자신있게 자신을 소개했다.

김 사장은 튼튼한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강조한다.

그런 바탕위에서 씨트리는 <>카이로(CHIRO)기술을 이용한 약품 생산 <>신약개발 <>항체생산 <>형질전환동물 등 4가지 사업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카이로 기술이란 분자구조는 똑같은데 방향만 반대인 물질을 분리해내는 기술.분자구조가 똑같지만 약효는 정반대인 물질이 많다.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분리하기도 어렵다.

이런 물질에서 필요한 약효가 있는 물질을 분리해 내는 기술이 카이로 기술이다.

미식품의약국(FDA)에서 92년 이후엔 카이로 물질을 분리해서 사용토록 의무화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신약개발 사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제품을 개량한 약품이 아니라 든든한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혁신적 약품을 만들어 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선진국형 의약품을 개발한다는 것.의약분업 상황에 적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안전한 약품을 생산하는 것.약품의 강도가 세지 않으면서 치료효과는 좋은 감기약,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세포를 활성화하는 연고제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항체생산은 김 사장의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대표적인 사례.위염 십이지장염 등을 고칠 수 있는 계란 개발에 성공한 것.위염과 십이지장염의 원인균을 닭에 주입시키면 닭이 이들 질병에 대한 면역능력이 있는 항체를 포함한 달걀을 낳는다.

식품 안전성 평가에서 일반 계란과 동일한 평가를 받았다.

항체가 파괴되지 않게 알맞은 온도에서 반숙해 멸균포장한 제품은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사람의 유전자를 이식한 형질전환 닭을 만들어 그 닭이 낳은 계란을 통해 희귀 호르몬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연구도 진행중이다.

생산비도 크게 줄이고 호르몬을 분리 정제하기도 쉽다는 게 김 사장의 말이다.

단기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원칙주의자"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는 김 사장은 "기초에 충실하면서 수십년간 연구한 결과 독창적인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알을 낳는 닭"을 만드는 씨트리의 자본금은 35억원.올해 3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있다.

(0346)557-0001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