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라는 온 국민들의 관심사에 경제가 밀려 있다.

심각한 자금난이 방치돼 시장에선 중견기업들의 부도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 조흥 외환은행을 지주회사로 묶으려는 정부 구상에 대해 해당 은행과 은행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금융구조조정을 둘러싼 혼선도 심각하다.

의약분업을 앞둔 의료계의 집단폐업투쟁준비, 임금인상과 주5일 근무제를 둘러싼 노사갈등, 동아건설처럼 은행 돈으로 연명해가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기업들의 도덕적해이(모럴 해저드)도 경제전반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제정책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10조원 규모의 채권투자펀드같은 자금난 해소대책은 시행도 해보기 전에 금융기관들의 반발을 하고있다.

금융기관들은 10조원을 마련하기위한 금융감독원과의 지난 17일 회의에서 금감원이 강제할당하려는 의도를 보였다고 불만을 나타났다.

은행에 만기 3, 6개월 짜리 단기신탁상품을 허용키로 했으나 해당 은행들은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의 CP를 편입시킬 경우 신탁상품의 손실만 커진다며 회의적 반응이다.

쌍용 등 중견그룹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 당국자들의 거듭된 발언도 시장의 믿음을 사지 못하고 있다.

대우 CP의 손실분담률과 연계콜에 대한 손실문제를 놓고도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금융기관들의 문제도 적지않다.

자금이 비교적 풍부한 일부 은행들도 까다로운 대출심사절차를 빌미로 자금지원을 꺼려 기업 자금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18일 원주 오크밸리에서 한국금융학회주최로 열린 금융정책협의회에서도 최근 금융시장의 난맥상은 정부의 땜질식 처방과 그에 따른 정책당국의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경서 고려대 교수는 <>악성 부실금융회사와 기업의 조기퇴출<>금융구조조정을 총괄하고 책임질 경제부처의 명확화<>공적자금투입은행에 대한 추가지원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메릴린치 증권사는 ''한국시장 분석:정상회담과 의미''라는 보고서에서 자금시장의 신용쇼크를 조기에 차단하지 못할 경우 주식시장이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마련하는라 분주하지만 헝클어진 경제를 다시 추스리는 일도 시급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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