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기업들이 ''대북라인''강화에 총력전을 펴고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축소.폐지했던 대북사업팀들을 재정비하고 대북 협상창구를 복원하는 한편 신사업을 검토하기 위한 조직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와 삼성, LG 등과 같이 대북 직접창구를 가지고 있지 못한 중견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주)쌍용은 최근 중국 본부장을 지냈던 이은범 전무를 위원장으로 하는 NK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전무는 지난 94년 시멘트 플랜트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NK위원회는 산하에 에너지 자원,사회간접시설 등 8개 부문별 사업조직을 두고 신규 대북사업계획을 수립중이다.

한화는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이 남과 북의 철도에 연결되는 것에 대비해 러시아와의 우호적인 관계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계 러시아 하원(두마)의원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텐 유리 의원을 통해 북한측을 설득하고 있다.

코오롱은 상사내에 대북사업 전담팀을 구성, 북한내 철도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확충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건설 분야에서 북한내 철도 등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는 방안을 준비중이며 정부승인을 받아놓은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원사공장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일모직도 북한내 의류 임가공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아래 이 사업을 주관해온 해외사업팀을 확대 개편, 별도 조직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대와 삼성등에 비춰 대북사업을 소홀히 해온 SK그룹은 이인상 SK상사 정보통신부문 사장과 북한사업 팀장을 맡았던 한일상 전무를 중심으로 대북라인을 다시 구축중이다.

(주)대우도 94년 의류부장 재직시 북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대북사업에 참여해온 장경욱 이사를 중심으로 대북사업 조직을 복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기업들도 중국 베이징 지사내 대북접촉을 전담할 요원을 파견, 북한 무역상사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베이징 무역관 관계자는 "북한과 교역중인 중국기업체의 리스트를 요구하는 중견기업들의 요청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에 비춰볼 때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투자보장 협정이나 이중과세방지 협정 등 대북비즈니스를 위한 안전 장치가 마련될 경우 기업들의 대북경협이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