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동반퇴진 선언이후에도 경영권을 고수해 온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12일 "투명경영을 강화하고 사외이사의 권한을 높이며 고용안정과 흑자를 이루는 것이 전문경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세계자동차공학회연합(FISTA) 세미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전문경영인이 꼭 규정에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의 이날 발언은 정 전 명예회장의 동반퇴진 선언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소그룹 경영권을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정 회장은 "얼마나 고용을 안정시키고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해 영구적인 흑자를 내느냐가 중요하다"며 "오너인지 전문경영인인지의 문제는 차후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회사 경영기법상 투명경영은 이미 세계적 추세이며 사외이사의권한이 더욱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정 회장은 세미나 직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경영권 행사방안을 묻는질문에 "요즘 사외이사 권한이 워낙 강해서 나도 꼼짝을 못하고 함부로 할 수 없게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를 통한 대우차 인수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12일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현대자동차가 대우를 인수할 경우 기아와 합병시키는 것을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대해 현대측은 "다임러와의 전략적 제휴가 무르익고 있으나 대우차 인수이후 구체적 운영방안은 아직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현대가 대우와 기아를 합병,다임러와 현대가 공동 소유하는 소형차 전문 메이커로 육성하는 방안을 향후 전략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