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은행 합병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내은행의 외국인 대주주가 합병찬성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메르츠방크에서 파견된 한스베른하르트 메어포르트 외환은행 부행장은 9일 "정부가 지주회사 방식으로 외환은행과 다른 은행을 합병시키려 할 경우 상업적 가치기준에 따라 합병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어포르트 부행장은 "외환은행과 합병할 파트너가 누구인지, 정부가 합병은행에 제시하려는 인센티브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며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은행합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언론을 상대로 은행합병 방안을 발표했으나 대주주인 코메르츠방크와는 아직까지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며 "정부가 외환은행 합병조건에 대해 코메르츠방크와 협의할 것을 요청한다면 언제라도 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코메르츠방크가 외환은행 합병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정부가 추진중인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지주회사방식 합병에 외환은행도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한빛은행과 조흥은행을 지주회사로 묶고 정부출자은행인 외환은행도 여기에 포함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으나 코메르츠방크의 동의여부 문제가 남아 있어 구체적인 합병방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코메르츠은행과 합병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메르츠방크는 외환은행의 지분 31.6%를 갖고 있으며 정부는 한국은행 출자지분 15.9%와 수출입은행 출자지분 16.3%를 포함, 32.2%를 보유하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