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업 오너(창업자)들이 전문경영인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오너자신은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주력하고 일반적인 회사경영은 전문 경영자에게 맡기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자리를 친구인 스티브 발머에게 넘겨준 것은 결코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다.

세계적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인포스페이스등 많은 기업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추세의 하나일 뿐이다.

빌 게이츠 MS회장은 CEO직을 스티브 발머에게 넘기고 자신은 소프트웨어 개발책임자라는 직책을 맡았다.

현재 윈도 운영체계(OS)를 PC이외의 다른 장비에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발머와는 20년간 MS에서 함께 일해 서로 신뢰가 쌓여있다.

지난 87년 점포가 6개에 불과하던 스타벅스를 세계적으로 천8백개 이상의 점포를 가진 글로벌기업으로 확장시킨 하워드 슐츠도 지난 4월 오랜 친구이자 파트너인 오린 스미스를 CEO로 임명하고 자신은 세계경영 전략책임자를 맡고 있다.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의 창업주 제프 베조스도 아직 CEO직을 넘기진 않았지만 가정용품 생산업체 블랙 앤드 데커의 이사출신인 조 갈리를 사장겸 최고업무책임자로 임명했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인포스페이스사의 창업주이자 회장인 나빈 제인도 보다폰 에어터치사 중역이던 애런 사린을 CEO로 영입했다.

창업주의 전문경영인 영입에 대해 투자자들도 긍정적이다.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시점에 통상 회사의 주가가 오르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창업주와 전문경영인이 짝을 이룬 최고경영팀들은 가끔 불화가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분석가들은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공동의 목표와 서로에 대한 신뢰를 통해 의견 불일치를 개인과 회사의 성장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오너의 전문경영인 영입바람이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