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은 시기상조''

독립적인 인터넷은행 설립을 다각도로 검토했던 국민, 주택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내린 결론이다.

아직까지 ''돈벌 수 있는'' 인터넷뱅킹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별도은행 설립은 일단 보류하고 기존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확충하는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달 20여일간 영국 미국 등을 돌며 주요 선진국 은행들의 인터넷뱅킹 실태를 살펴보고 돌아온 국민은행 김유환 상무는 "해외 선진국에서도 독립된 인터넷뱅킹을 운영해 수익성을 확보한 성공모델이 없다"며 "고객수를 많이 확보하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은 별개"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뱅킹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영국의 에그 뱅크도 누적되는 적자 때문에 모회사인 프루덴셜사가 고민하고 있다"며 "확실한 수익모델이 개발될 때까지는 기존 딜리버리 채널중 하나로 활용해 나가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은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6월12일 인터넷 홈페이지(www.kookminbank.com)를 전면 개편하고 서비스를 확충하는 등 본격적인 인터넷마케팅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최근 e비즈니스본부에 인터넷사업실을 신설하고 행내 공모를 통해 12명, 외부전문가 12명을 충원했다.

''사고를 자유롭게 하자''는 뜻에서 복장도 자율화했다.

김 상무는 "국민은행의 경우 1천4백만명의 탄탄한 고객기반을 가지고 있다"며 "연말까지는 80만명의 인터넷뱅킹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초 시중은행중 가장 먼저 인터넷은행 설립에 적극적인 열의를 보였던 주택은행도 일단은 별도법인 설립계획을 보류하고 내부적인 인터넷뱅킹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6월중 인터넷뱅킹을 전면 보완해 www.hncbworld.com을 오픈할 예정이다.

주택은행 김영일 전략기획본부장은 "외국의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경우 상대적인 고금리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할수 없다"며 "고유의 뱅킹업무보다는 별도의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터넷뱅킹은 의사결정등이 빨라야 하기 때문에 별개 조직이 필요하다"며 "아직까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에 중점을 두고 은행내 독립된 파트로 존재하는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