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대홍단군 종합농장은 근로자들이 매일 1백20정보 이상에 감자를 심어 21일 감자심기를 모두 마치고 감자밭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5월22일 중앙방송)

"사회주의 농촌에 더 많은 비료를 보내주기 위한 사업이 비료 생산공장들에서 힘있게 벌어지고 있다"(29일 중앙방송)

최근 북한언론에는 이같은 농사소식이 자주 주요 뉴스로 등장한다.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경제회생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알곡증산은 가장 절박한 과제"라는 노동신문의 지적은 최근 식량생산이 다소 늘어났음에도 식량난이 여전함을 말해준다.

때문에 북한은 토지정리, 재배작물 다양화, 비료증산 등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식량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남북경협 차원의 농업협력이 필요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98년에 비해 5.7% 증가한 3백31만t으로 추정된다.

1인당 하루 배급량을 6백7g으로 할 때 식량수요량이 6백31만t으로 추정돼 2백99만t이 부족하다.

사료.가공.종자용 등을 뺀 순수 식량만도 1백74만t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지원과 상업적 수입 등으로 약 1백16만t을 확보한다해도 58만t은 절대부족하다는 추정이다.

통일부는 지난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을 정곡 기준으로 전년보다 5% 가량 증가한 4백~4백10만t으로 추산하지만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북한이 지난해 수확한 양곡이 바닥남에 따라 이달(5월)부터는 그나마도 식량배급량을 현행 2백g에서 1백50g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극심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은 그간 총력을 기울여 생산량이 다소 늘어나고 있긴 하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주체농법을 식량문제 해결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주체농법은 지역마다 토질과 기후에 맞는 작물을 심도록 하는 적지적작과 적기적작을 원칙으로 내세운다.

이에 따라 옥수수 위주의 농법을 버리고 재배작물의 다변화를 추진중이다.

산이 많고 냉해가 잦은 동서해안 지역에서 감자를 대대적으로 심는 "감자농사혁명"이 대표적 사례다.

이밖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종자혁명과 두벌농사(이모작)의 확대, 토지정리사업, 농업의 종합적 기계화, 축산업 육성, 복합미생물 비료의 적극 이용 등 식량증산에 실질적 효과가 있는 부문에 주력토록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강원도에 이어 최근에는 평안북도 토지정리 사업을 완료하는 등 농업구조 개선작업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필사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식량을 자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식량생산을 늘리려면 비료 농약 농자재 농기계 등의 공급을 적기에 대폭 늘려야 하지만 북한 경제상황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일회성의 식량지원보다는 농업기반 구축과 기술교류에 경협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업기술의 경우 우량 품종 지원에서부터 영농기술, 유전자원의 교류 등을 망라할 정도로 협력가능한 범위가 넓다.

농업전문가의 교류를 통한 종합적인 영농기술 전파도 필요하다.

특히 현재 북한이 대대적으로 추진중인 토지정리사업은 경지확대는 물론 기계화를 염두에 둔 것이어서 농기계산업 부문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물관리 체계를 자연관개식으로 개조하는 사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