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3부자의 경영일선 퇴진에 대해 해외언론과 업계는 "충격"과 "우려"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언론들은 현대가 의외로 이번 사태를 질질 끌지않고 강도높은 자구책을 들고나온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당초 국제사회가 현대가 정부에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현대의 경영개선계획 발표를 앞두고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었던 미국 다우존스통신은 정씨일가의 결정이 극히 이례적이고 허를 찌르는 대결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현대그룹의 독립성 문제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정씨 3부자가 물러나겠다고는 했지만 정몽헌 회장이 여전히 대북사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데다 정씨일가가 주요 계열사들의 대주주로 있는 상황에서 "현대그룹이 정씨일가로부터 얼마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또 정몽구 회장의 반발이 현대그룹에 혼돈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퇴진결정이 개혁의 의지를 드러내는 "극적"인 발상이긴 하지만 아직은 현대의 움직임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 신문은 월버그딜론의 리처드 새무얼슨 리서치 팀장의 말을 인용, "그동안 현대가 개혁계획 약속을 저버리는 것을 익히 봐왔기 때문에 이번 발표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장은 현대가 직접 행동으로 보여줄때만 믿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이체증권 아시아의 임성근 이사는 "이번 발표가 단지 상징적 조치에 그치지 않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회계기준, 그리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관련된 구체적인 조치들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액주주권이 제대로 보장될 때에만 투자자들이 진정으로 수긍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