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 회장이 1일 대북사업 전담창구인 현대아산 이사직을 제외한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대표이사 등 계열사 이사직을 사퇴했다.

이에 따라 현대 그룹 명칭과 회장직함이 이날자로 없어졌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정몽구 회장의 재신임을 결의, 현행 경영체제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정몽헌 회장은 이날 친필 서명이 담긴 사직서를 통해 "현대 경영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해야 한다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대표이사, 현대종합상사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정보기술 현대자동차 이사직을 사직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남북경협 관련사업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조만간 해당기업 이사회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등기말소 등 소정의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대는 계동 사옥 12층 회장실도 없애는 등 사실상 그룹해체를 위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이날 사외이사 4명과 이계안.이충구 사장 등 6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자동차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정몽구 회장 재신임을 결의했다.

이계안 사장이 소집해 열린 이날 이사회는 "현대 구조조정위원회가 5월31일자로 보내온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 사임의 건은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법적 효력이 없다"며 이같이 결의했다.

이계안 사장은 이사회가 끝난 후 자료를 통해 "정몽구 회장은 시급한 자동차소그룹 계열분리와 해외 유수 메이커와의 전략적 제휴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다음 이사회와 경영진의 뜻에 따라 경영성과를 평가받겠다고 밝혔다"고 발표했다.

이 사장은 또 "정회장은 실패한 전문경영인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현대 구조조정위 대신 내주초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신청서를 제출키로 하는 등 독자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