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29일 계열사 주가가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단 그동안의 막연한 불안감은 가신 것 같다며 안도하면서 시장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해법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는 이날 구조조정위원회 경영전략팀 이주혁 이사를 창구로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과 전날 발표한 현대건설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의 추가 자구책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에 착수, 후속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자구책에 대해 조건부 수용의사를 밝힘에 따라 현대는 어떤 형태로든 "화답"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알맹이있는 후속대책을 제시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6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사태를 수습해야만 역점 전략사업으로 추진중인 대북사업에 그룹의 총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 현대의 판단이다.

정몽헌 회장이 일본에 가 경단련 등 재계와 대북 프로젝트를 협의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략에 따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는 현대건설에 이어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도 자산및 지분매각을 최대한 늘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계획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영지배구조 개선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자동차소그룹 6월 분리에 이어 오는 2003년까지로 예정돼 있는 전자 중공업 건설 금융및 서비스 등의 그룹분할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한 방안도 심도있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조정위는 정몽헌회장이 일본에서 돌아오는 대로 이같은 종합플랜을 확정, 가급적 이달말이전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는 주말과 휴일에 걸쳐 정부와 외환은행이 요구했던 정주영 명예회장과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퇴진, 유망 계열사 매각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는 증시문제가 마치 현대의 전적인 책임처럼 부각되고 있는데 대한 반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부채비율을 2백%로 낮추는 과정에서 현대도 주식및 채권시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다른 기업들도 사정이 같기는 마찬가지인데 현대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현대측은 항변한다.

현대 관계자는 "이달초 현대투신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몽헌 현대회장이 사재출연까지 한 터에 이번에 또다시 물러날 경우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대책을 내놓는 것이 관행으로 정책될 판국"이라고 하소연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