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눈앞에 다가왔다.

D-13.

분단과 대치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국적기를 타고 평양으로 날아갈 만큼 남북관계는 급진전되고 있다.

29일에는 평양교예단 일행 1백2명이 서울을 방문, 지난주 입국해 공연을 마친 평양학생소년예술단과 함께 2백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서울에 동시체류하는 기록을 세웠다.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의 서울공연은 5회 모두 매진됐을 뿐만 아니라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실향민 등은 공연장 밖에서 서성이며 애를 태웠다.

그만큼 하나임을 확인하려는 남북의 염원은 간절하다.

지금 북한은 오랫동안 굳게 닫아걸었던 빗장을 풀고 밖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들어 이탈리아와의 국교수립, 호주와의 외교관계 복원에 이어 필리핀과의 수교가 예정돼 있다.

일본과는 수교교섭중이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국가와의 관개계선 노력도 활발하다.

이처럼 북한이 밖으로 눈을 돌려 개방의 물꼬를 트는 것은 무엇보다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

10년 이상 지속된 마이너스 성장은 식량난.에너지난 등의 극심한 경제난을 초래했다.

외부의 지원 없이는 "먹는 문제"조차 해결할 수 없게 된지 오래다.

더이상 폐쇄적 자립주의를 고수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남한과의 관계개선 없이는 국제사회로의 진출이 쉽지 않다는 현실도 분명히 깨닫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정치회담"이 아닌 "경협회담"이 되리라는 기대는 이런 현실론에서 비롯된다.

일단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는 포괄적이긴 하다.

"역사적인 7.4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문제"로 실무절차합의서에 규정돼 있다.

이는 곧 정치.군사.통일과 이산가족 문제, 경협 등 어떤 의제도 토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경협문제는 사안의 성격상 양측이 가장 쉽게 합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회의적이었던 기업들과 경제단체 등이 앞다퉈 대북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정상회담 개최합의 사실이 발표되자 현대 삼성 LG 등 대기업은 물론 무역협회, 전경련 등 경제단체 등이 회원사와 공동으로 구체적인 대북사업 추진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착수가 곧 성공"이라는 보장은 없다.

난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중소기업청의 조사를 보면 중소기업인들은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남북관계의 불안정성 해소를 꼽았다.

조사대상 중소제조업체 1백11개중 57%가 이를 지적한 것이다.

대북투자의 불안정성 해소(26%)와 대금결제 방법 개선(17%)이 그 다음이다.

북한진출을 추진중인 기업들은 수시로 태도를 바꾸는 북한의 "불가측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투자보장 등 제도적 장치 결여, 북한의 열악한 사회간접자본시설(SOC)과 이에 따른 과다한 물류비용, 기업의 자금력 부족 등도 만만찮은 장애요인들이다.

따라서 북한경제와 남북경협 환경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게 우선 과제다.

남북정상회담이 경협의 활로가 될 것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한번의 회담으로 경협의 장애요인들이 일거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분단 반세기가 초래한 이질감은 경제부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경제체제는 물론 경제용어와 구조, 각종 경제통계가 남한과는 판이하다.

때문에 성공적인 경협은 북한경제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인 북한경제의 실상을 시리즈로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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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팀장 박영배(부국장대우)
김영근(정치부) 김낙훈(벤처중기부) 차장
서화동 김병일(정치부) 박수진(경제부) 이심기(산업부)
장유택(사회부) 박영태(국제부) 권순철(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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