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미국경기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연준리(FRB)의 잇따른 금리인상이 마침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인가.

미국의 4월 내구재 주문이 9년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고 소비지출 증가세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장기호황을 누려온 미국 경제가 마침내 하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내구재주문액이 2천55억8천만달러로 전달보다 6.4% 감소, 지난 91년 12월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자제품 및 전기장비에 대한 주문은 기록적인 20.1%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자동차 등 운송관련 장비에 대한 주문도 6.7% 떨어졌다.

3월의 내구소비재 주문액은 전달 대비 4.5% 증가한 2천1백97억2천만달러였다.

일반 소비지출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지난 3월 0.6%였던 소비지출 증가율은 4월에는 0.4%로 하락, 증가율이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두달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4월중 개인소득 증가율은 0.7%를 기록, 지난 98년 7월이후 처음으로 개인소비 증가율을 앞질렀다.

이에따라 4월중 개인저축 증가율은 전달 0.4%에서 0.7%로 올랐다.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는 것도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플레압력을 상쇄시켜온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작년 4.4분기의 6.9%에서 올 1.4분기에는 2.4%로 대폭 떨어졌다.

이같은 미국 소비지출의 둔화와 관련, 일부에서는 FRB가 내달 27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