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총리서리는 23일 "더이상 머뭇거리다간 97년과 같은 제2의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일부 국민의 시각이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경제개혁 작업 가속화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 남북정상회담후 단행될 개각과 관련해 "가능하면 자민련의 능력있는 분들을 각료로 추천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해 각료추천권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총리서리는 이날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취임사를 통해 "IMF 경제위기는 어느정도 극복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최근의 불안한 금융시장 등 여러가지 지표들은 우리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서리는 또 80년대 후반 9백억달러의 공적자금으로 금융구조조정에 성공한 미국의 사례를 들면서 "경제회복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선진국의 경제.금융구조조정의 선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서리는 부동산 명의신탁으로 물의를 일으켜 중도하차한 박태준 전총리를 의식한 듯 "공직자들은 공사 생활에 있어 자신의 문제에 관해서는 가을의 서릿발과도 같은 임기추상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총리직 임명을 수락한 데 대해서는 "우리당(자민련)이 지고 있는 역사의 책임은 국민의 정부가 다 끝날때까지 회피할 수도 없고 회피해서도 안된다는 것은 하나의 당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됐으며 이러한 당위가 오늘 저를 이자리에 서게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 총리서리는 "자민련총재의 총리임명이 민주당과 자민련간 공조복원의 계기가 되었다는 시각에 대해 굳이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DJP 회동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멀지않은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