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진단기술에 버금가는 것은 단백질 연구뿐이다"

단백질칩 핵심기술로 세계 생명공학 산업계에 한국인의 역량을 과시하겠다는 프로테오젠(대표 한문희).한국 생명공학계의 거목인 한문희(66) 박사가 주도해 지난 2월 설립한 신생 벤처다.

한 박사는 생명공학을 크게 <>유전자를 연구하는 게노믹스(genomics) <>유전자 발현산물인 단백질의 작용을 탐구하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유전자.단백질 등 생물정보를 분석하고 그 관계를 정립해 가는 인포마틱스(informatics) 등 세 가지로 구분한다.

프로테오젠은 바로 프로테오믹스 분야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 그는 "집 한 채를 짓는 데 필요한 설계도면이 DNA라면 벽돌 시멘트처럼 설계도면을 물리적으로 구현시켜 나가는 게 단백질"이라며 "DNA속 유전정보가 발현되는 단백질을 연구함으로써 생명체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테오젠이 갖고 있는 기술력은 단백질칩 제조기술이다.

단백질의 기능과 작용을 해석하기 위해선 단백질 발현과정을 한번에 신속하게 분리,관찰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해야 한다.

DNA는 2차원 구조여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슬라이드에 붙이기 쉬운 반면 단백질은 입체적인 3차원 형태여서 구조를 손상시키지 않고 판에 붙이기 어렵다는 것.회사측은 "금속박막과 단백질을 결합하는 분자링커(가교분자)를 이용,효과적인 단백질 고정화 기술인 "프로칩"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수 분자링커는 원자 하나하나를 결합시킬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작업을 가능케 하는 나노테크놀로지와 어우려져 금박 표면에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접합시켜 준다고.지난 1월 이 기술에 대한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연말까지 1평방cm 판에 최대 1백개의 단백질을 붙이겠다는 게 프로테오젠의 목표다.

이와함께 프로칩 기술을 바탕으로 단백질 분석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 박사는 "게노믹스 분야는 벌써 여러가지 방법론이 개발돼 있는데다 DNA칩 개발도 미국 등 선진국이 강력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백질 분야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렇다할 선두 주자가 없다는 것. 그는 단백질칩 및 분석시스템 시장 규모도 현재 약 34억달러 정도이지만 <>질병 분자 진단 <>신약 스크리닝 등까지 포함하면 오는 2005년경에는 69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프로테오믹스에 집중한다면 세계 바이오산업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대표이사인 한 박사는 서울대 사대 생물과를 나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전공학센터 소장과 생명공학연구소 연구위원 및 생물산업 벤처창업지원단 단장 등을 역임했다.

차근식 광운대 화학과 교수,김태선 한림대 화학과 교수,최의열 한림대 유전공학과 교수,하권수.이현곤 기초과학연구소 박사 등 단백질 효소분야의 쟁쟁한 연구인력이 개발팀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단백질 금박,분자링커,진단시약,분석장치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앞으로 대전 생명공학연구소 신기술창업보육(TBI)센터와 춘천 생물산업 벤처기업지원센터에 연구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02)577-6290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