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온라인 장난감 업계에 구조조정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디즈니가 지분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토이즈마트(Toysmart.com)는 최근 마케팅부문의 임직원 10명 이상이 이 회사의 옷을 벗었다.

며칠전 이 회사 마케팅최고담당자인 켈 켈리가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난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대규모의 이탈이었다.

토이즈마트의 대변인 안네 소어는 이와 관련, "켈리 외에도 몇몇 이사들이 이미 회사를 그만 둔 상태"라고 밝히고 "회사는 지금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들어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회사는 이사회의 결정이 내려지는 대로 조만간 구조조정의 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덧붙였다.

또 다른 온라인장난감 업체인 KB키즈(KBkids.com)도 최근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인 스리칸트 스리니바산을 해임키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회사 주식 1백37만주를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스리니바산은 회사를 떠난 이후에도 그의 지분은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KB키즈측과의 재정적 관계는 어떻게 될지, 이사회멤버로서의 자리를 유지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빠른 시일내에 새로운 사업을 맡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스리니바산은 그의 해고사유에 대해 "KB키즈의 모기업인 컨솔리데이티드 스토어와 기본적으로 회사의 장기비전에 대한 의견차이가 심각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회사는 이보다 앞서 전체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45명을 해고해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두회사에 온라인 장난감 업계 선발주자들인 e-토이즈 아마존 토이스러스 등도 곧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 장난감 업계는 그동안 낮은 마진(이윤)을 두고 이전투구식의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지만 이제 한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크리스마스 등과 같은 계절적 수요가 있을 때만 매출이 반짝할 뿐 예상보다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이 온라인 장난감 업체들의 목을 죄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여기에 인터넷상으로 주문하고 제품을 받은 소비자들로부터의 제품하자에 대한 리콜요구가 많아진 것도 이들 업체들의 입지를 좁히게 만든 요인이었다.

"우리는 곧 해고와 최고경영자의 사퇴를 유행병처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양키 그룹의 애널리스트 레베카 니도시코는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이들 업계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도 회사가 막다른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다른 기회를 얻기 위해 보다 많이 회사를 떠나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러한 대규모 구조조정의 이유와 관련, 다르게 해석하는 쪽도 있다.

토이즈마트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마케팅부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떠난 것은 디즈니가 강제적으로 회사의 전략을 수정하도록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이제 막 장난감 사이트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상황인데 디즈니는 당장 큰 수익을 내지 못하자 다른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고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즈니는 회사를 인수한 후 장기비전을 제공하지 못한채 회사를 그냥 방치해 두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디즈니측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디즈니는 지난해 8월 약 5천만달러를 들여 이 회사를 인수했었다.

이러한 사정은 KB키즈측도 마찬가지다.

KB키즈는 지난 3월로 예정됐던 주식공개(IPO)를 연기한 후 비용절감을 이유로 일부 사업부문을 모기업인 KB토이즈로 떠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KB키즈는 1천4백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손실액은 무려 5억5천만달러에 달한다는 것이 한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g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