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유행과 사치의 대상이 아닌 단순한 이동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의 임기상 대표는 자동차를 "신분의 상징"으로 여기는 한국적 정서가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자동차의 평균수명이 15~20년인데 반해 한국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6~7년에 불과하다"며 잘못된 자동차문화를 지적했다.

국산 승용차의 경우 평균 50만km 까지는 아무런 문제없이 탈 수 있는데도 폐차장에 들어오는 차들의 평균 주행거리는 평균 8만~9만km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임대표는 "낡은차를 몰고 다니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회적문화"가 멀쩡한 차를 폐차장에 너무 일찍 몰아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10년타기"를 위해선 중고차에 대한 의식을 바꾸는 것외에도 사전정비 역시 중요하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사전정비가 간단한 예방접종이라면 사후정비는 복잡한 수술과 같습니다" 임대표는 차량설명서에 적혀있는 대로 주행거리마다 차량상태를 점검한다면 웬만한 차는 10년이상 탈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잔고장없이 차를 오래타기 위해선 "차계부의 생활화"가 필수라고 덧붙인다.

"중고차시장이 발달된 일본의 경우 차계부없는 차는 "족보없는 차"로 취급받아 시장가격보다 10% 이상 싼값에 팔립니다. 차량상태와 정비상황을 꼼꼼히 기록한다면 차량상태를 속여서 판매하는 중고차시장의 잘못된 관행도 분명히 달라질 것입니다"

임 대표는 "자동차 10년타기 운동"은 단순한 "중고차늘리기 운동"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10년된 차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닐 때 비로서 자동차 메이커들이 그에 걸맞는 자동차를 생산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차를 오래타면 국내 자동차수요가 줄어들고 이는 곧 국내 자동차산업의 쇠퇴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오래타면 메이커들은 그만큼 좋은 차를 생산하게 됩니다. 그래야 세계시장에서 국산차의 경쟁력도 높아질 겁니다"

평범한 정비업소 사장에서 합리적인 자동차문화의 전도사로 나선 임기상 대표.그는 오늘도 낙후된 우리의 자동차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13년된 자신의 승용차의 액셀레이터를 힘차게 밟는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