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지털가전 및 통신부문의 핵심인력 유출로 전략사업을 추진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인력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삼성의 인력유출이 심한 것은 예전부터 하필 전자분야뿐만 아니라
거의 전업종에 걸쳐 삼성맨은 스카웃트의 ''1번타깃''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들어 ''평생직장'' 개념이 ''평생직업''으로 변한 시대흐름의 영향이 겹치면서 삼성인력에 대한 외부유혹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재계는 분석한다.

삼성이 LG정보통신의 스카우트를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삼은 것도 영국 현지연구소(SERI) 소장으로 근무하던 신용억씨가 LG로 가면서 핵심 인력을 빼내갈 것을 우려한 나머지 공개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봐야한다.

올들어서만 정보통신 연구개발 분야의 한 핵심임원이 사표를 제출했으며 CDMA휴대폰 수출을 담당하던 이 모 이사도 국내 경쟁 중견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구개발부문의 임원은 국내 유력 벤처업체 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 미국 수출을 담당했던 최 모 부장도 중견업체로 갔다.

또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사업을 맡았던 송문섭 전무는 최근 현대전자 통신사업부 부사장으로 전직했다.

DVR(디지털 비디오 레코더) 개발 전문인력도 잇따라 벤처행을 택했다.

삼성 관계자는 "정보통신 부문의 한 임원의 경우 해외 경쟁업체에 스카우트돼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측은 올들어 4월까지 총 1천1백명이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직급에 관계없이 무더기로 연구개발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휴대폰 등 일부사업의 경우 차질이 우려될 정도다.

삼성은 지난해 6월 4각 폴더제품을 선보인후 당초 지난해 말 신제품을 낼 계획이었으나 올 2월들어서야 듀얼폴더를 출시했다.

출시가 지연된 데는 관련인력의 유출도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외환위기이후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감축으로
조직원의 소속감(로열티)이 퇴색한 것도 유출요인으로 작용한다.

6단게 연봉제와 스톡옵션제도 등 혁신적인 성과급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게 마련인 일부 불만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