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되는 냉장고?"

LG전자가 얼마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전전문전시회(컴포텍쇼)에 출품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디지털 디오스냉장고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이다.

이들은 LG부스에 오랜시간 머물며 제품을 살피고 직접 조작도 해보았다.

이 냉장고는 도어정면에 15인치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를 달아 냉장고에 e기능을 넣은 것이 특징.

모니터로 내부 온도상태와 보관중인 식품의 유효기간, 영양관련 정보, 조리방법을 파악할 수 있다.

또 인터넷과 연결, 농산물 시세나 주식및 시장 정보도 검색할 수도 있다.

주부들은 그림표시물을 보고 조작하거나 전자펜을 이용해 메모할수 있다.

가령 어머니가 외출하면서 전자 펜으로 아들에게 "빵과 우유로 점심을 하라"는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이 제품은 앞으로 사이버 아파트개념이 도입돼 바코드체계가 이뤄지면 아파트내 슈퍼마켓 등과 자동으로 연결돼 부족한 식료품에 대해선 주문하고 배달받는 기능도 수행한다.

LG전자는 상반기중 이 제품을 1천만원대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곧 디지털 지펠냉장고를 국내외 시장에 선보일 방침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는 인터넷 전자레인지를 연말께 시장에 내놓는다.

이 제품은 LCD모니터와 내장형 모뎀을 채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조리물을 넣고 이름을 입력하면 제조업체의 홈페이지에 연결돼 조리정보를 다운받아 이를 수행한다.

"즐겨찾기" 기능을 활용, 주요 식품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검색해 볼 수도 있다.

가전제품이 이처럼 진화되고 있다.

인터넷 등 네트워킹을 기본으로 한 디지털화가 주류다.

인텔리전트화하고 대형화되는 것도 추세다.

이른바 쌍방향 대화형의 "제3가전"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

이는 가전업체들이 인터넷 등 e시대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에 맞춰 제3가전 가전제품의 개발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아날로그 제품은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가전 진화의 한 요인이다.

냉장고나 TV는 국내 보급률이 1백%다.

성장의 한계를 맞고 있다.

전자업체들이 제3가전에서 가장 역점을 기울여 개발에 나선 분야는 TV다.

디지털TV가 e시대의 대표 주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디지털TV는 e시대 안방에서 세가지 중심 기능을 맡는다.

먼저 고화질과 고음질을 제공하는 오락 기능이다.

이 제품은 연기자의 머리카락을 볼 수있는 고선명 화면과 6개 채널에서 제공하는 CD 수준의 음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또 쌍방향 대화기능을 갖고 있다.

프로야구 시청중 특정선수의 데이터를 끌어와 볼 수도 있다.

이른바 "바보상자"가 "정보상자"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냉장고나 DVD(디지털 다기능 디스크) 플레이어 디지털에어컨 디지털캠코더 디지털VTR 디지털카메라 PC 등을 네트워크로 한데 묶어 통제하는 홈매스터 역할을 하게 된다.

디지털TV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디지털 가전제품이 통합 관리되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에따라 1980년대말부터 디지털TV 개발에 착수, 세계적 기술수준을 확보했다.

디스플레이, 영상 송수신용 칩셋, 디지털셋톱박스 등과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기술을 확보했다.

국내업체들이 "디지털 시대엔 결코 해외 선진업체에 뒤지지 않는다"고 장담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특히 1998년 11월 세계 최초로 고선명 디지털TV를 양산, 미국시장에 내놓아 지난해에만 2만대를 팔았다.

올해중엔 30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LG전자도 지난해 8월이후 디지털TV의 수출을 개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내년도에 상업 방송이 시작되면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2005년까지 디지털TV에서만 5조~6조원의 새로운 시장이 생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에어컨 등 전통적 백색가전 제품도 변신의 한가운데 있다.

인터넷 기능의 제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제품이 커지고 있는 것이 이를 설명한다.

냉장고는 양문여닫이형의 7백l급 초대형 제품이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제품개발은 제품출시경향과 매출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디지털제품의 경우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하게 된다.

글로벌스탠더드 시대에 시장선점을 꾀한다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를 뺀 제품의 수출에서 디지털제품 비중이 40%에 이를 만큼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올해중엔 디지털 전자제품 비중이 10%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21세기 가전제품이 얼마나 어떻게 더 변화되느냐 하는 것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회환경의 변화에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