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G정보통신의 스카우트시도를 정면으로 문제 삼게 된 것은 핵심인력 유출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측은 지난 한햇동안 8백2명의 연구인력이 벤처기업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올들어 연구기술인력의 유출현상은 더욱 심화돼 올들어 4월까지 4백90명이 다시 빠져 나갔다.

장일형 삼성전자 상무는 "이같은 규모는 전체 연구개발 인력의 4.2%에 달하는 것"이라며 무더기 인력 유출에 따른 어려움을 강조했다.

삼성은 최근 벤처기업인 미디어링크와 넥스컴이 자사 연구인력을 부당하게 스카우트 했다며 양사를 대상으로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삼성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핵심 인력유출과 이로 인한 연쇄적인 인력빼내기이다.

삼성측은 이번에 벤처기업뿐 아니라 국내외 경쟁업체까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스카우트에 나서는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법적 조치를 하기 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LG정보통신의 스카우트 사례를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인력 시장질서의 중요성을 국민에 호소,더 이상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삼성측은 지난 1월 LG가 스카우트한 신용억씨를 앞세워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GMS핵심 인력을 빼가기 위해 사회적 통념에 벗어난 거액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경쟁업체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부당하게 사람을 끌어가면 GSM관련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게돼 결국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삼성은 이번 사례가 공정거래법 23조 불공정행위에 관한 규정에 해당된다며 이날 공정위에 제소했다.

다른 사업장의 인력을 부당하게 유인,채용해 심히 곤란하게 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공정거래위는 사안을 검토해 조사대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미수에 그친 사건이라 사안을 신중히 검토한 후 조사 여부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정보통신은 삼성의 주장에 대한 반박자료를 통해 "사실과 다르며 법적인 문제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연구원들은 이미 삼성전자에서의 퇴직의사를 밝힌 인력들이며 LG정보통신의 인터넷 상시공채를 통해 자의로 입사했다는게 LG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특히 "이들이 입사하는 과정에서 미리 돈을 받았다는 것은 LG정보통신이 우수인력 확보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Signing Bonus"(계약전 미리 보너스 일부를 지급하는 것)를 통해 일정금액의 보너스를 지급받은 사실이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정상적인 인력 채용을 두고 법적 시비를 운운하는 것은 기업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세종의 박교선 변호사는 "최근 들어 정보통신 등 첨단 업종에서 인력스카우트가 치열해지면서 영업비밀을 보호받기 위한 법적 다툼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스카우트가 가능한 범위에 대한 판례가 쌓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는 무분별한 스카우트도 문제지만 부당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잣대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건전한 인력 시카우트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