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현대자동차 소그룹이 현대에서 분리돼 독립그룹으로 출범한다.

당초 계열분리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던 인천제철과 현대강관 등 철강업체는 소그룹에 합류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17일 정몽구 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정공 현대캐피탈 등 4개사만으로 자동차 소그룹을 구성,이달중 계열분리 작업을 마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상장사인 고려산업개발(22.67%)과 현대종합상사(5.99%)의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추고 고려산업개발 지분은 현대건설에,현대종합상사지분은 현대중공업 또는 현대전자에 각각 매각할 계획이다.

또 비상장사인 현대석유화학, 현대유니콘스,현대경제사회연구원 등의지분도 15% 미만으로 정리키로 했다.

현대차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 중공업(6.77%)과 현대건설(2.76%)은 이달중 이사회를 열어 각각의 지분을 현대차 소그룹에 넘기고 인천제철도 현대정공 지분 16.47%를 현대차 소그룹에 넘길 예정이다.

<>계열분리 의미=현대차그룹은 자산(26조원)과 매둘액(24조원)에서 모두 SK에 이어 재계 5위에 랭크된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주력제조업체의 분리라는 점에서 기존 재벌 위성그룹과 구별된다.

또 전문기업군의 결합형태를 취함으로써 그동안 재벌그룹의 바람직한 개편방향으로 제시돼온 관련다각화와 전문화를 이룰 수 있는 토대도 마련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현대차의 계열분리는 정주영 현대명예회장 이후 후계(상속)구도와도 맞물려있다고 봐야한다.

특히 최근 현대 인사파문이 계열분리를 앞당긴 요인임은 부인할 수 없다.

현대차 그룹의 장래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정공 현대캐피탈 등 4개사는 작년에 모두 흑자경영을 했지만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의 장래= 삼성차가 이미 해외업체에 매각된 상태고 대우 쌍용차도 해외매각 가능성이 높다.

현대-기아 연합으로 내수시장을 방어하기엔 품질 마케팅 애프터서비스등 취약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수출시장 역시 공급과잉 구조속에서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향후 현대차 그룹의 운명을 결정하게될 변수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다임러크라이슬러등 세계 유수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이고 나머지 하나는 대우자동차 인수여부다.

만약 다임러와 손잡고 월드카를 개발하고 대우차까지 인수할 수 있다면 현대차는 한차원 높은 역량을 갖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거꾸로 그 어느쪽도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오는 2010년께 세계 5대 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비전은 한낱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현대-기아의 부품 전문업체인 현대정공의 역할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스마트에어백등 첨단 부품을 해외업체와 공동으로 개발중인 현대정공이 얼마나 양질의 부품과 모듈을 제공할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가 갖고있는 또 하나의 과제는 건전한 재무구조와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량 기업들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고 주요 의사결정이 독단적으로 이뤄지는 경영구조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추가 계열분리=연내 분리예정인 인천제철 현대강관 현대우주항공 현대에너지 현대석유화학 티존코리아등 다른 계열사들도 조만간 분리작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가운데 인천제철과 현대강관은 한때 자동차 그룹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으나 이번에 독자분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인천제철의 경우 공정위가 현대전자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 3대 대주주의 지분을 줄일 것을 요구하면서 계열사 편입이 무산됐고 현대강관 역시 현대차그룹의 지분참여만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현대차가 관련다각화 차원에서 철강사업에 미련을 두고있다는 점에서 인천제철과 현대강관의 최종 귀착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인천제철의 지분 9.4%를 보유하고 있고 기아차는 현대강관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어서 완전히 단절되기 어려운 상태다.

조일훈 기자 jih@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