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5일 "헤지펀드와 투기성 단기자금이 세계금융질서를 어지럽힐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주요 국가들과 국제금융기관이 상호 정보교환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헤지펀드 "모니터링 채널"을 국제금융기구에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밤 9시10분(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국제무역센터"에서 열린 경제전략연구소(ESI)포럼 개막식에 화상으로 연결,"21세기 글로벌화의 혜택과 대가"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하루 1조달러가 넘는 외환이 거래되는 대규모 국제금융시장에서 단일국가의 노력만으로는 금융안정을 가져오기 어렵다"고 강조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을 최소화하기위한 신국제금융체제가 조속히 확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와함께 "정보화 시대의 진전과 함께 국가간 정보의 격차가 심화되어 선후진국간의 소득격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처하기위해 선후진국간 인터넷 인적자원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 "선진국이 세계적인 정보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식 정보화 교육훈련을 지원함으로써 개도국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세계화에 따른 토착문화와 외래문화간에 마찰을 빚는 문화적 갈등문제를 해결하기위해 UNESCO에 세계 문화감시망을 설치해 이를 해결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김 대통령은 "한반도의 문제는 이제 단순히 남북한간의 이슈만이 아니라 글로벌 이슈"라면서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글로벌화 디지털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이 가입을 희망할 경우 국제기구와 경제협력체들이 이에 적극 협력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고 남북한간의 교류와 협력이 한층 증진되는 민족대화합의 시대가 열리기를 희망한다면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성원과 협력을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이밖에 한국의 글로벌화 추진성과와 글로벌화 정보화 시대의 명암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세계 각국이 글로벌화 정보화의 대가를 최소화하고 혜택을 극대화하기위한 실천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ESI의 포럼에는 미국행정부의 고위관리와 각계 전문가,국제기구 관계자,미국기업의 최고 경영자등 5백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989년에 설립된 ESI는 미국 경제정책분야의 핵심역할을 해온 단체이다.

이 연구소는 지난 93년부터 매년 세계정치 경제 및 학계지도자들을 초청,연례포럼을 개최해왔으며,지난 98년에는 미국 고어부통령,99년에는 고촉동 싱가폴수상이 참석해 연설한 바 있다.

김영근기자 yg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