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시장은 "1강4약" 구도다.

농심이 부동의 업계 1위를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빙그레 오뚜기 삼양식품 한국야쿠르트 등이 시장 잠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심은 안성탕면 신라면 등 히트상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아성을 더욱 공고히해 왔다.

나머지 4개사의 추격전은 역부족이라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농심은 이들에 너무 버거운 상대로 군림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빙그레의 "매운콩 라면"은 농심에 대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쳐 독특한 컨셉트의 제품을 내놓으면 라면시장에서 농심과 충분히 겨룰 수 있다는 희망을 매운콩 라면은 현실로 보여줬다.

농심이 즉각 콩라면을 출시하며 대응에 나선 것만 봐도 매운콩 라면의 파괴력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빙그레의 매운콩 라면은 지난 98년 11월25일 시장에 선보였다.

매운콩 라면은 출시 1년만인 지난해에 농심의 신라면이 주도하고 있는 매운맛 라면 시장에서 2위 브랜드로 부상했다.

실질적인 출시 첫해인 지난해 3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매운맛 라면 시장에서 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6백억원으로 시장점유율이 17.6%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빙그레측은 내년에는 1천억원 매출에 시장점유율 27.5%를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매운콩 라면의 기세가 대단하다.

매운콩 라면은 농심의 독주와 시장 포화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빙그레의 위기감에서 나온 히트상품이다.

빙그레는 차별적 경쟁 우위 제품을 도입해야만 라면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분석아래 1백% 콩기름을 사용한 라면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로 했다.

이는 소비자 불만조사에서 "라면 기름이 안좋다"라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나온데 착안한 것.

때 마침 그때까지 라면 튀김유로 사용되던 "팜유"의 유해 논란이 한창이던 때라 1백% 콩기름 사용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빙그레의 전략은 적중했다.

매운콩 라면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소비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여기에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맛인 매운맛을 기본으로 해 맛과 건강을 합친 컨셉트를 창출해냈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종이컵에 담긴 매운콩 라면을 등장시켜 건강 컨셉트를 더욱 강화했다.

마케팅 전략도 대단히 공세적이었다.

빙그레는 먼저 "콩기름" 논쟁을 일으켜 콩기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이 과정에서 팜유와 대비해 우위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나갔다.

주요 라면 판매시장에 매운콩 라면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그 결과 대형 유통점에서는 라면 전체 제품중 매출 2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매운콩 라면은 아이디어와 마케팅 전략만 뛰어나면 시장 개척은 언제나 가능하다는 사례를 남기게 됐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