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계절인 5월에도 투자 신탁권과 은행 신탁권의 표정은 우울하기만 하다.

시중자금의 "탈 신탁"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투신사 공사채형 펀드에선 2조8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은행 신탁에서도 같은 기간 중 1조3천억원 가량이 유출됐다.

그동안 불어나기만 하던 은행 저축성 예금이 이달 들어 감소세를 보인 점도 이채롭다.

은행 저축성 예금 잔액은 이달 들어 6일간 7천억원이 줄었다.

이 중 대부분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에서 빠져나간 돈이다.

기업들이 지난달 부과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빼낸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시중자금이 안전성을 찾아 은행예금으로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주 금융시장의 이목은 16일 열리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려 있다.

연방기금금리 인상은 이미 기정사실화돼 있다.

문제는 인상폭이다.

이번엔 단기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FOMC가 시장의 예상을 넘는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미국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주엔 미 연준리(FRB)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우려가 세계 증시를 강타,미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이어 유럽 아시아 등 세계주가도 급락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외국계 투자자금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미국 채권시장에 국제유동성이 흘러들어갈 경우 한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에 머물고 있는 해외자금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금리인상은 미국의 소비와 투자를 둔화시켜 한국 수출에도 타격을 준다.

국제금리가 동반 상승할 경우 한국 외채 이자지급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반면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은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FOMC가 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하더라도 시장에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주 정부의 투신사 구조조정 방안이 확정됐다.

정부는 6월부터 예금보험공사가 출자하는 방식으로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총 5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투신사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투신권 자금유출 현상이 둔화될 것인지도 이번주 관심거리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