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결제원 자금중개실이 서울자금중개(가칭)란 자회사로 독립, 오는 6월초 출범키로 함에 따라 한국자금중개가 독점해온 콜거래 중개시장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맞게 될 전망이다.

한국자금중개가 지난 1999년 2월 금융결제원 고유영역이었던 외환중개 업무에 뛰어든데 이어 이번엔 금융결제원 자회사인 서울자금중개가 원화중개 시장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자금중개 경쟁체제=서울자금중개는 박재준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초대 사장으로 내정하고 설립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자금중개 설립준비반 관계자는 "이달중 콜거래 중개업무에 대한 금감위 승인을 받아 기존 외환중개 외에 금융기관간 콜거래 중개업무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중개 등으로 업무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한국자금중개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IDB(채권중개) 업무를 인가받고 6월부터 콜과 외환 외에 채권중개 업무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채권유통시장이 정착될 때까지 중개수수료를 면제한다는 게 이 회사의 복안이다.

한국자금중개의 경우 3년반동안 쌓아온 콜거래 중개경력 덕분에 제2금융기관들을 고객으로 확보해 놓고 있다.

서울자금중개는 금융결제원 시절 외환중개 경험으로 외국계 은행의 수요층이 두텁다.

두 회사는 각각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대 효과=자금중개시장의 경쟁으로 고객인 금융기관에 대한 서비스 개선효과가 기대된다.

종금사 관계자는 "자금중개사는 일정 수수료를 받고 자금대여자와 차입자간 거래를 연결해 준다"며 "중개기관간 경쟁으로 중개수수료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외환중개의 경우 1백만달러당 4천원, 원화중개의 경우 1억원당 80원을 수수료로 받고 있다.

아울러 금융기관간 직거래 물량중 상당부분이 중개시장으로 흡수돼 국내 자금시장 규모를 키우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반면 부작용도 우려된다.

한국처럼 협소한 자금중개 시장에서는 중개기관간 출혈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차 금융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며 금융기관수가 줄어들면 자금거래 규모가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중개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에서도 금융기관 M&A(인수.합병) 붐이 불면서 자금중개회사도 대거 정비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에 따라 당국의 공정한 경쟁룰과 철저한 감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유병연 기자 yooby@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