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고속으로 암호 처리해 해킹을 방지할 수 있는 암호프로세서용 칩이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에 의해 개발됐다.

이 칩은 처리속도가 기존 외국산에 비해 40% 빠를 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국내 표준 암호체제와 미국 암호체제를 모두 채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는 8일 지난 3년간 8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2백40Mbps급(1초에 신문 9백60쪽 분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의 데이터 고속 암호처리용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다양한 암호체제를 사용하는 암호처리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게 됐으며 데이터 고속전송용 암호프로세서 설계기술도 확보했다.

이 칩을 장착한 암호프로세서는 PC나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보호하고 해커의 침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주며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전자상거래 금융망 등의 분야에서 보안용으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는 칩을 함께 개발한 소프트포럼 를 비롯,이 기술을 원하는 모든 업체에 전수하기로 했으며 소프트포럼은 오는 11월께 이 칩을 장착한 네트워크용 및 PC용 보드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값은 외국산 칩의 경우 개당 20달러 안팎이다.

이 칩의 암호 처리속도는 SEED 암호의 경우 2백40Mbps, 트리플-DES 암호의 경우 1백37Mbps이다.

도시바의 "CZ-3017", 록히드마틴의 "CYPRIS" 등 기존 외국산 암호프로세서의 처리속도는 트리플-DES 기준으로 1백Mbps 안팎이다.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