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개혁의 성패가 저에게 달려있다는 각오로 농업기반공사를 본궤도에 진입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직통합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농업기반공사의 문동신(62) 초대 사장은 "통합 초기 3개 조직간에 팽배했던 불신감과 이질감이 사라지고 화합의 분위기가 영글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농업기반공사는 올해초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농조) 농지개량조합연합회(농조연합회) 등 3개 기관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직원수 7천여명의 거대 조직으로 출범했다.

농업기반공사의 주된 임무는 농업용 저수지를 개발,농민들에게 농업용수를 대주고 관리하며 간척사업을 벌여 농지를 늘리는 일이다.

농업기반공사는 출범과 동시에 일제 식민통치이후 83년동안 지속돼온 수세를 폐지했다.

농민들에게 농업용수를 대주는 대가로 받아왔던 연간 3백억원의 수세를 폐지할 수있었던 것은 3개 기관을 통합함에 따라 저비용 고효율 체제를 갖추게됐기 때문이다.

문 사장은 "통합 1백일을 넘기면서부터 시너지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한기에는 그리 일이 많지않은 편인 물 관리인력을 영농규모화 사업에 투입할 수있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지난 3월말현재 영농규모화 사업의 실적이 연간목표의 65.3%로 작년 같은기간의 32.6%에 비해 2배정도 높은 성과를 거뒀다.

문사장은 조직 통합이후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지적됐던 일체감을 조성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먼저 배려하기" "먼저 인사하기" "먼저 칭찬하기" 운동이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사내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올해 임금협약도 다른 사업장보다 짧은기간에 노사합의를 이끌어냈다.

농촌지역의 실핏줄 조직인 농조가 합쳐짐으로써 농업기반공사에 대한 농업인들의 기대도 어느때보다 커졌다.

문사장은 이런 점을 감안해 농업인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사기업보다 뛰어난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잡고있다.

"농업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사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운영대의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또 쌀전업농 이장 등 15명 안팎의 농촌 고객들을 시.군지부의 명예사원으로 임명해 공사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토록 했습니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공기업에 사기업의 고객만족 개념을 도입,지난달 고객서비스헌장을 선포했다.

문사장은 우리 농업의 최대 과제중 하나인 식량자급문제와 관련,"오는 9월말까지 약 6개월동안 총력 급수체제에 들어가 인력과 장비 자재 기술을 모두 동원하는 총체적 급수작전을 펼 생각"이라고 말했다.

풍년농사는 철저한 물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물관리 효율화를 위해 전국 물관리 도면제작과 데이터베이스화 사업도 이미 착수했다.

가뭄대책 기술지원단을 전국적으로 편성,가뭄에 대한 대비태세도 완벽하게 갖춰놓았다.

문 사장은 또 "오는 2002년부터는 총 49만8천 의 수리 시설물에 대해 물관리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과학적인 종합물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단체 등에서 간척사업이 환경을 심하게 훼손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는데 대해 "간척사업=환경파괴"란 생각은 너무 극단적이라고 주장했다.

"네덜란드의 사례에서 보듯 대규모 간척지가 친환경 생태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사장은 이미 조성된 간척지도 생태복원을 서두르는 등 개발과 환경이 조화된 친환경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간척사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방안의 하나로 충남 당진군 대호간척지내 7백94 에 환경농업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UNDP(유엔개발계획)와 기술협력,친환경적 간척지 이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