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준 < 한국바이오벤처 기업협의회장 >

한국 바이오벤처 기업의 특성을 살펴보자.

바이오벤처 기업의 대표는 대부분 박사학위 소지자다.

이들은 다년간의 연구 및 제품개발 경험이 있다.

혹은 대기업이나 정부출연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거나 대학에서 강의하던 경력도 적지 않다.

이들이 주도가 된 기업들이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최근 바이오벤처 기업들은 정부에서 주관하는 연구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 대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벤처기업과 글로벌 마케팅에 강점이 있는 대기업이 뭉쳐 시너지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SK의 전자상거래망을 통해 유산균제품을 판매하기로 한 쎌바이오텍,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삼성물산과 손을 잡은 인바이오넷,한솔케미언스와 의약품 중간체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씨트리 등이 그 좋은 예다.

바이오벤처들간의 제휴도 빈번해지고 있다.

유사한 분야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초 기술을 공동으로 만들어내 서로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자는 취지다.

5개 정도의 바이오벤처기업들이 협동화 사업을 펼친다면 바이오산업을 성장시키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산학협동도 또다른 성장의 열쇠다.

한국바이오벤처 기업협의회는 지난해 한국산업미생물학회와 공동으로 바이오벤처포럼을 개최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참여 열기는 포럼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계기였다.

앞으로 기초연구의 산실인 대학과 그 기술을 응용하는 바이오벤처 기업들간의 학술적 교류를 더욱 강화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바이오가 21세기를 이끌 새로운 산업의 핵이라는 사실은 고급인력들이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쉽게 증명된다.

이들에게 적절한 연구개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은 또다른 과제다.

바이오산업 관련 종사자들은 정보기술(IT)관련 인력들과 다른 특성을 가진다.

강요나 속박없이 자유로운 연구를 수행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취약점은 <>연구중심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대형 프로젝트만 고집하다가 자금부족에 시달리거나 <>재무나 경영측면을 지원해줄 수 있는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개발을 끝냈지만 상업화를 위한 자금부담이 너무 커 어려움을 겪는 경우 등이다.

이같은 문제점은 창업한 지 3년 이내에 가장 많이 생긴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열풍"이 불면서 터전이 개선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계속 살려나간다면 한국 바이오산업이 짧은 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