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북한의 아시아개발은행(ADB) 가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지 의사를 다시 한번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제33차 ADB 연차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내달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ADB등 국제기구가 북한의 국제금융사회 참여를 돕기 위한 방법을 적극 추진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명호 ADB 부총재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이미 ADB 가입 의사를 표명하고 미국 등과 물밑 대화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북한의 연내 ADB 가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ADB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ADB 이사회와 총회에서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한국이 북한 가입에 적극적인데다 미국과 일본도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간 지원을 선호할 것으로 보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의 ADB 가입이 성사되면 북한은 최빈국(그룹A)으로 분류돼 35~40년만기 연 1~1.5%의 초저리 공적자금인 아시아개발기금(ADF)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가입 직후 1억~2억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장관은 이와 관련, "한국이 아시아개발기금의 재원확충에 역할을 분담하겠다"는 입장을 기조연설을 통해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ADB 가입으로 지원을 받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투명한 경제정책을 유지해야 하는등 회원국으로서의 의무도 지게된다"며 "아직 북한의 가입신청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96년 비공식으로 ADB 가입 의사를 타진했으나 아시아 금융위기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치앙마이(태국)=유병연 기자 yoob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