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와 정유업계에서 북한의 유전개발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계속해서 석유가 대규모로 매장돼 있다고 주장해왔으나 우리측은 탐사자료가 부실해 석유매장가능성을 믿을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정상회담합의후 태도를 바꾸어 탐사과정에서부터 적극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이미 북한의 석유탐사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올해 자료수집비용으로 2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았다.

정부가 북한석유개발사업과 관련해 예산을 책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자부 측은 "기존에 보유한 자료만으로는 매장가능성을 확인할수 없어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자료를 수집하는대로 이를 한국석유공사 등 석유탐사경험을 보유한 기관에 맡겨 분석하도록 할 계획이다.

자료분석결과를 토대로 정부는 민간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개발참여는 주로 기존에 북한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컨소시엄에 지분을 출자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석유공사와 현대종합상사등 해외원유개발경험이 많은 기관들이 참여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측이 북한석유개발에 참여할지 안 할지는 협의해봐야할 문제"라면서도 "석유개발은 어차피 3-5% 정도의 확률을 갖고 하는 것"이라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북한에서 석유매장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곳은 서한만분지 동한만분지 안주분지등 모두 6-7개 지역.서한만은 스웨덴의 타우르스사,동한만은 호주의 비치페트롤리엄,안주분지는 캐나다 소코사등이 탐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탐사활동이 부진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5년 서해 서한만분지에서 일산 4백50배럴규모의 원유매장을 확인한 정도다.

북한은 박경윤 금강산국제그룹회장을 통해 북한 서한만에 대규모 원유가 매장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자금이 부족해 제대로 탐사하지 못했다며 지난해와 올해초 석유공사와 현대정유 LG종합상사등 민간기업들을 초청,일본과 중국등지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박경윤 회장의 동생으로 알려진 재미 물리학자 박부섭 박사가 새로운 탐사기법을 활용한 결과 42억만배럴의 매장을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98년에는 북한을 방문했던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도 "평양이 기름위에 떠있다"고 말해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러나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는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상태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중국의 대규모유전지역인 보하이만 지역과 맞닿아 있는 황해도 서쪽의 서한만분지에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