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BC방송의 모회사인 월트디즈니와 케이블TV업체 타임워너간 송출료 분쟁으로 미국에서는 1일 ABC방송 시청자 3백50만명이 ABC방송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케이블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보내고 있는 타임워너는 이날 ABC 방송 송출을 중단, ABC채널 화면에는 "디즈니가 여러분으로부터 ABC를 빼앗가 갔습니다"라는 자막만 나왔다.

타임워너가 ABC방송 송출을 중단한 것은 지난해부터 디즈니와 벌여온 송출료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타임워너는 디즈니 만화채널과 드라마 채널을 추가하고 디즈니채널을 기본채널에 포함시켜 달라는 디즈니측 요청은 받아들였지만 송출권료로 3억달러를 요구한 디즈니측 요청은 거부했다.

지나치게 많은 액수라는 것. 이에 대해 디즈니측은 타임 워너측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 고객을 볼모로 ABC측에 보복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는 모두 상대방이 연방통신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언제 ABC프로그램의 케이블 송출이 재개될지 불투명하며 이 상태에서는 두 회사가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오는 4일부터 24일까지 광고비 산정의 기준이 되는 연례 시청률 조사를 앞두고 있는 ABC 방송측이 타임워너보다는 더 불리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TV와 케이블 업계에서는 양측이 단순히 케이블 송출권료만을 놓고 다투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아메리카온라인(AOL)과의 합병으로 더 큰 힘을 갖게 된 타임워너와 또 다른 미디어재벌 디즈니가 장기계약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기세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선태 기자 orc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