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을 휘저어 오던 헤지펀드가 이젠 국제핫머니의 대명사가 아니다.

세계최대 헤지펀드인 소로스펀드매니저먼트가가 핫머니의 "고위험.고수익의 단기투자"전략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업계 2위였던 타이거펀드가 회사청산을 발표한지 1개월만에 소로스펀드도 막대한 투자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헤지펀드라는 명칭을사실상 버리기로 했다.

소로스펀드의 조지 소로스회장(69)는 지난 28일 주력펀드인 퀀텀펀드를 전격 개편, 그동안의 투자방식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투자위험이 큰 주식투자비중은 축소하고 금리와 통화 등 비교적 투자위험이 낮은 자산에만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잇단 투자실패로 몰락위기에 놓이자 고위험.고수익의 투기적 투자행태에서 탈피, 뮤추얼펀드처럼 안전위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공격적이고 투기적인 투자로 국제금융시장을 주름잡았던 헤지펀드가 "롱텀캐피털매니저먼트 몰락(98년)-타이거펀드 청산(지난 3월)-소로스펀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배경=소로스펀드도 타이거펀드와 마찬가지로 주식투자 실패로 치명상을 입었다.

작년말 1백3억6천만달러에 달했던 퀀텀펀드의 자산은 최근 첨단기술주의 폭락으로 이달중순 현재 82억5천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올들어 21.7%의 손실을 입었다.

소로스의 또다른 펀드인 쿼타펀드도 33%의 손실을 입어 휘청거리고 있다.

소로스펀드는 작년까지만해도 일찌감치 첨단주로 갈아타 짭짤한 재미를 봤다.

퀀텀펀드는 35%,쿼타펀드는 19%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가치투자를 고집해온 타이거펀드가 굴뚝주 때문에 폐쇄라는 비운을 맞았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그러나 3월부터 첨단기술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바이오젠 등 투자종목 주가가 30%이상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퀀텀펀드와 쿼타펀드를 이끌어온 스탠리 드러켄밀러(46)와 니콜라스 로디티(54)는 투자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투자방식 변화 및 전망=소로스펀드는 지금까지 추구해온 연평균 30%이상의 고수익과 거시적인 대형투자에서 벗어나 15%내외의 저수익과 저위험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펀드로 바뀌게 된다.

또 투자위험이 높은 주식 비중은 최소화하고 주로 통화와 금리스왑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업계선두인 소로스펀드의 이같은 변화는 헤지펀드업계 전체로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같은 투자방식 변화는 국제금융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헤지펀드의 변신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투기적 투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세계증시에서 채권시장등으로 국제자금 이탈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98년 러시아사태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가 사실상 파산하고 한달전에는 타이거펀드도 무너진 상태에서 소로스펀드마저 헤지펀드기능을 상실, 세계 헤지펀드업계는 사실상 공중분해된 셈이다.

박영태 기자 py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