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프로야구단 유니콘스(구단주 정몽헌 현대회장) 주식 1주의 가치는 0원인가,37만5천원인가.

현대가 오는 6월말로 예정된 자동차 소그룹 분리를 앞두고 유니콘스의 주식가치 평가문제로 고민에 빠져 있다.

유니콘스의 지분은 현대전자가 55%,현대자동차가 45%를 각각 갖고 있다.

자동차소그룹을 분리하려면 현대차의 지분을 현대전자나 다른 계열사에게 매각해야 하는데 비상장법인인 유니콘스의 주식가치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관련법에 따르면 비상장회사의 주식가치는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을 주식수로 나눠 산출하게 돼있다.

유니콘스는 적자회사이기때문에 법대로라면 주식가치는 "0원"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현대전자나 현대자동차의 장부가격은 1주당 37만5천원으로 돼있다.

과거 태평양 구단을 인수하면서 프리미엄까지 포함해 약 4백억원을 지급했기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대 구조조정업무를 지휘하는 구조조정위원회는 법과 현실 사이에서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주식가치를 0원으로 해서 지분을 정리하려니 자동차쪽의 "매각손실"도 문제지만 자칫 국세청에서 나중에 "부당내부거래"로 간주,벌과금을 부과할 지도 모를 일이다.

또 유니콘스 소속 선수들의 몸값만 해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가치,즉 기업가치가 "0원"이란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다.

에이스 투수인 정민태만 해도 작년 일본진출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40억-50억원의 몸값이 호가됐을 정도다.

그렇다고 1주의 가치를 37만5천원으로 정할 수도 없다.

엄연히 있는 관련법을 위반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위 관계자는 "프로야구단이 자주 거래되는 것도 아니어서 유사한 사례를 통해 가치를 산출할 수도 없다"고 난감해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SK가 쌍방울구단을 3백억원에 인수한 것인데 법인을 해산한후 새로 창단하는 절차를 거쳤기때문에 참고사항일 뿐 원용할 수 있는 케이스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위는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세청도 전례가 없는 일인데다 알쏭달쏭한 것은 마찬가지라며 비공식적으로 의뢰하지 말라고 난감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어떻게 결말지어질 지 관심이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