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용카드업체 신규 허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계속 미루는 바람에 그동안 진출을 준비해온 업체들이 전문 인력을 타사에 빼앗기는 등 심각한 애로를 겪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997년말부터 신용카드업 신규진출을 준비해 온 현대캐피탈은 올들어서만 카드사업팀에서 전체 인원의 30%인 13명이 벤처기업및 타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중엔 카드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했던 중견 간부도 포함돼 있어 타격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측 관계자는 "정부가 신규참여 허용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바람에 관련 인력들이 벤처기업 등으로 이탈하는 등 인력관리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며 "최소한 카드사업 인가기준이나 결정시기 등에 대해서는 조속히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규참여 희망업체중 하나인 롯데캐피탈도 현재 전산시스템 구축 작업을 추진중이나 정부쪽에서 입장표명이 없어 작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중단해야 할지 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연합회 등 3-4개 업체도 총선후 정부의 허용방침을 기대하고 최근 시장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이에대한 정부의 혼선정리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금감위 관계자는 "가장 이른 시일내에 카드시장 개방에 대한 입장을 마련한다는게 기본 입장"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부실여신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이너스카드를 신규 참입 희망업체에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