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는 2002년 6월부터 삼성차 부산공장에서 1천5백cc급 "SM3"를 생산한다.

이 차는 일본 닛산의 "써니" 모델을 베이스로 개발될 예정이다.

판매는 삼성이 담당한다.

르노의 자금력과 경영능력,닛산의 기술력,삼성의 영업력이 결합되는 것으로 한국시장에서 파괴력을 가질 것이 틀림없다.

르노는 이 차를 바탕으로 한국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르노의 등장은 예고편일 뿐이다.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요타와 같은 메이저들에게 한국시장은 중국과 더불어 마지막 "신개척지"나 다름없다.

한국에선 작년에 1백27만대의 차가 팔렸지만 이중 수입차는 2천4백여대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차의 해외수출이 무려 1백30만대를 돌파한데 비추어 한국은 확실히 폐쇄적이다.

미국이 자체시장의 16.4%를,일본이 9.6%,독일이 34%를 외국차업체들에 내주고있는 현실에 비추어보면 한국시장의 폐쇄성은 두드러진다.

특히,한국차수출의 주무대인 미국의 빅3 입장에서보면 한국은 "받기만하고 주지는 않는"무역상대로 비쳐진다.

이때문에 이들 메이저들은 통상(수출)차원에서 한국시장을 돌파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외환위기로 부실해진 한국메이커를 직접 사들여 한국에서 만들어 팔기로 작심한 것이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자국시장이나 마찬가지인 잇점을 살려 오로지 직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국산차의 종합적인 실력을 외국산과 비교분석할 때 앞으로 국내시장의 30%정도를 외국에 넘겨주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대우차 매각 파장=대우차가 해외에 매각되면 한국은 가장 폐쇄된 시장이라는 오명을 벗겠지만 메이저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게 된다.

대우차를 외국 메이저가 인수할 경우 과거 대우의 시장파워(점유율 30%)에다 메이저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까지 결합될 경우 시장장악력은 가공할 것이다.

동시에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국내업체가 감히 흉내내기 힘든 할부조건을 제시하면서 한국시장을 파고들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세계차업계 메이저들의 자금력은 웬만한 은행을 빰치는 수준이다.

이들이 제공할 할부금융이자는 국내업체들은 도저히 따라기힘든 초저리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메이커들이 제공하는 할부금리는 대략 10~13%대인 점을 고려하면 승부는 불보듯하다.

<>직접판매와 전략제휴 움직임=도요타는 내년부터 한국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를 재개키로 하고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인력확충에 나서고 있다.

혼다는 내년 하반기께 부터 들어오고 미쓰비시와 마쓰다는 협력선인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포드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판매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메이커들은 한국시장을 너무나 잘알고 있다는 점,그리고 애프터서비스와 품질이 타의 추종을 불허케 한다는 점에서 국내메이커를 긴장시키고있다.

현대와의 제휴설이 떠도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움직임이 국내자동차 전문가들의 최대 관심사다.

외국차업체들의 한국러시는 국내산업의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우리 하기나름에 따라선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이제 순수토종인 현대차는 생존을 위해 연구개발과 선진경영기법의 도입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됐다.

또 해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세계적 업체로 성장하는 길을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현대가 세계일류로 도약할 수 있으면 한국차산업은 생존권을 확보하게되는 셈이다.

외국업체에 넘어간 국산차메이커는 단순하청공장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지금까지 메이저들이 다른 나라에서 보여준 경영행태에 비춰볼 때도 그렇다.

이렇게 되지않기위해선 "한국의 수준높은 인적자원을 활용해 국내에서 핵심기술의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동북아거점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국내차산업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외국업체의 본격적인 진출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긍정적이다.

또 한국을 끊임없이 괴롭혀온 한국자동차 시장의 폐쇄성 논란도 잠재울 수 있어 통상마찰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

이를 통한 한국의 대외신인도 향상도 부수적으로 얻을수 있는 성과다.

또 이들의 선진 경영기법과 고객서비스 등을 배울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 측면이다.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